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KB부 - 46「핼루윈」
    소설(백합 아님)/KB부 2019. 3. 30. 21:32

     평소의 방과후. 평소의 부실.

     부장님이 열심히 공책을 읽고 있는 옆에서, 나는 불편한 긴장속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부는 KB부라고 하는데. '경문부'의 약자이다. 경문이라고 하는 건 라이트 노벨. 즉 라노베를 쓰는 부이다. 그리고 쓴 소설은, 부원들끼리 돌려가며 읽는다. 자급자족이, KB부의 신조이다.

     부장님이 탁하고 공책을 닫았다.

    "응. ......읽었어"

    "어때요?"

     나는 쭈뼛쭈뼛, 물어보았다.

     부장님의 표정에서는, 재밌었는지 재미없었는지, 읽어낼 수 없다.

     덧붙여서 이번의 주제는 '핼러윈'이다. 평소의 GJ부의 부실에, 시스터즈가 쳐들어와서, 과자를 주지 않으면 장난친다구, 라며 협박하는 이야기다.

     이전에, 엉뚱한 일로, 부장님의 여동생과, 우리 여동생과, 키라라 선배의 여동생이, 같은 중학교이고, 거기다 우연스럽게, 서로 친구였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아무래도, 전부터, 여동생인 카스미의 얘기에 '세라 찡'이라던가 '질 쨩'이라던가 하는 이름이 자주 나오고, 부장님이나 메구미 쨩의 대화에서도 '우리 세이라가'라고 나오고, 키라라 선배의 얘기에서도 '질'이라던가가 나오곤 했어서, 이상한걸, 하고, 묘한 위화감을 느꼈었지만...... 친구끼리였다는 건, 처음 알았다.

     빠르게 여동생에게 물어보고, 캐릭터 상을 구축. 본인들의 허가도 얻어서, 소설에 등장시켜봤다.

     여러모로 도전해본 화라서, 평가가 신경쓰이는데......

    "여기, 오타야"

     첫마디로, 부장님은 그렇게 말했다.

    "우엣?"
     세이라 쨩의 캐릭터를 재대로 그려냈는지 어떤지, 리얼 언니에게 판단받으려고 했었는데, 묘하게 자잘한 곳을 찔려버렸다.

    "어디요?"
    "제일 처음이야"

    "첫 줄이요? ......으-음. ......없는데요?"

    "아냐. 첫 줄이 아니야. 더 앞에"

    "더 앞이라니...... 에?"
    "그러니까 제일 처음! 타이틀말야!"

    "네?"

     나는 타이틀을 봤다.

     이 얘기의 타이틀은 '핼러윈'으로――. 단 한 단어뿐이다. 이런거 오타 낼 수가 없을텐데......

    "틀리지 않았는데요?"
    "바보. 핼러윈이 아니라 핼루윈이잖아!"

    "에――?"

     나는 순간적으로 시온 선배를 보았다.

     KB부의 부부장님이신 시온 선배는, 마오학의 제 일인자이기도 해서――.

     아마 꽤나 전부터 이쪽을 보고 있었을 시온 선배와, 눈과 눈이 마주쳤다. 시온 선배는, 재밌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

     그 웃음에서, 나는 순간적으로, 모든 것을 이해했다.

    "아, 아하하하하-! 그, 그랬었죠! 저, 잘못 기억하고 있었어요-!"

    "그치? 엉뚱하게 틀리지 말라고"

     팔짱을 끼는 것과 동시에, 부장님은 힘차게 끄덕였다.

     틀림없어. 부장님은 잘못 기억하고 게신다.

    "저희 집에선 핼루윈 때, 과자를, 잔뜩 준비해둬요-"

     메구미 쨩이 차를 옮기고 있다. 부장님이 다 읽고 차를 마시려는 타이밍에, 메구미 쨩은 홍차의 준비가 끝나있다. 딱 맞는 타이밍이다.

    "언니가, 과자를 주지 않으면 장난친다고 말하는 역이라서요-. 저와 세이라가 과자를 주는 역이에요-"

    "바, 바보! ――그건 말하지 않는다는 약속이잖아!"

     메구미 쨩의, 이건, 도와주는 건지 아닌지. 아니면 아마츠카 가의, 전원이 잘못 기억하고 있는건가......?

    "하지만 시노미야 군, 상냥하시네요-. 상냥한 사람에게는, 선물이에요"

     내 홍차에만, 쿠키가 같이 나왔다. 그리고 메구미 쨩은, 나에게 윙크.

     앗――. 이건 '상냥한'쪽이다. 부장님에게 '틀림'을 지적해 버렸다면, 분명, 새빨게질 정도로 부끄러워할테니까――.

    "앗! 치사해! 나한테도 과자! 과자 주지 않으면 장난쳐버린다-! 오늘은 핼루윈의 날로 결정이다-!"

    "핼루윈이라면 어쩔 수 없네요-"

     쿠키의 반을, 부장님에게 주었다.

     모두 함께 최대한 들키지 않도록 힘썼다. 오늘은 핼루윈의 날이었다.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