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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부 - G09「러브한 것⑥ 메구미」
    소설(백합 아님)/KB부 2019. 3. 30. 21:30

     평소의 방과후. 평소의 부실.

     메구미 쨩의 홍차기지에서, 평소처럼 콧노래가 들린다. 하지만 오늘의 쿄야는, 조금 진정되지 않은 기분으로, 홍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째서 진정되지 않냐면, 부장님과 시온 선배와 키라라 선배와 타마가, 일이 있어서 오지 못한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즉, 오늘의 부활동은 메구미 쨩과 단 둘이서.

     딱히 그래서 어쨌다는 건 아니지만. 홍차 리필의 횟수가 늘겠지만. 그 정도밖에, 평소와 다를 게 없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이제 다 됐어요-. 기다려 주세요-"
     메구미 쨩의 들뜬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고보니, 홍차를 탈 때――. 메구미 쨩, 콧노래같은 걸 불렀었나?

     항상 했었던가? 어라라?
    "기다셨습니다, 에요-"

     홍차가 나왔다. 따뜻한 빈 컵에, 메구미 쨩의 손으로, 홍차가 따라진다.

     최근에는 설탕은 넣지 않는다. 전에는, 설탕이라던가를 넣었었지만. 매일 매일, 따라지다 보니, 왠지, 아무것도 넣지 않는 쪽이 맛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스트레이트 티 그대로를 즐기도록 하고 있다. 물론, 밀크티라던가 레몬티라던가, 홍차에는 그런 즐기는 법도 있기 때문에, 그럴 때는 넣지만.

     메구미 쨩과 반대편에 앉아, 홍차를 마셨다.

     으-응. ――뭔가 말을 하지 않으면.

     쿄야쪽은, 단 둘이라는 부분을 아무래도 의식해버리고 만다.

     반해서, 메구미 쨩은, 평소와 전혀 다르지 않고, 방긋방긋 웃고 있다.

    "그게-......, 메구미 쨩, 오델로라도 할래?"

     메구미 쨩은 이래 봬도, 의외로 지기 싫어한다. 그리고 오델로의 실력쪽은, 상당히 약하다. 쿄야와 한다면, 대체로 쿄야가 이긴다. 그렇게 된다면, 다시 한 번! 다시 한 번! 이 돼서, 정신 차리면 해질녘이 된다는 건 확실하다......

     고, 쿄로가 세운 교활한 작전이었지만, 메구미 쨩은, 입술에 손가락을 대고선, 응-,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오델로도 좋지만요-. 다른 쪽으로 리벤지해드리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에? 다른 쪽? 리벤지라니?"

     오델로 의외로, 메구미 쨩을 지게한 적이 있었던가?

     메구미 쨩은 대답 대신에, 머리 뒤로 손을 뻗었다. 머리카락을 묶고 있던―― 장식이 달린 머리핀을 뺐다.

     사실은 풀면 긴 메구미 쨩의 머리카락이, 살포시 내려앉았다.

    "하루종일 묶고 있으면, 삐치거나 아프거나 하거든요-. 사실은, 하루에 한 번은, 풀고 싶어져요-"
     허어. 그렇구나. 몰랐는걸. ――그래서, 어째서 머리를 푼거야?

    "부탁드려도-, 될까요-?"
     그렇게 말하곤, 메구미 쨩은, 어디에서 꺼낸건지, 헤어브러쉬를 쿄야의 손에 놓았다. 그리고 빙글하고 몸을 돌려, 쿄야에게 등을 보여주었다.

    "에? 에? 에?"

    "그루밍, 이에요-. 리벤지에요-"

    "에? 아, 아아......"

     드디어 이해했다. 의미를 알았다.

     전에, '그루밍'이라는 명칭으로, 모두의 머리카락을 순서대로 빗어준다는 '부활동'을 했었다. 분위기로선, 무슨 벌게임같은 느낌? 쿄야에게 머리카락을 빗어진다는 게, 여자 분들에게는 벌게임이라는 느낌으로―― 전원, 한바퀴 돌았었다. 메구미 쨩의 머리도 빗어줬었다.

     하지만 '리벤지'의 의미는, 전혀 모르겠다. 어째서 리벤지지? 어째서 리턴 매치가 되는 거야?

    "후후후. 다른 사람들에겐, 비밀이에요?"

     등을 쭉 피고 브러쉬를 가진 메구미 쨩은, 돌아보면서, 그렇게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있으면, 로테이션이 시작되서, 큰 소동이 벌어지니까요-"

     뭐어...... 그말 그대로지만.

     전에도 그랬지만, 어째선지 쿄야에게는 거부권이 없는 듯 하다.

     쿄야는 패배주의자의 방침에 따라, 빠르게 패배했다. 가급적 빠르게 항복했다.

     즉 장황하게 대항해서 시간을 쓸모없이 버리기 보다, 브러쉬를 손에 쥐고, 메구미 쨩의 등쪽에 무릎으로 앉았다.

     브러싱 자체는, 집에서, 여동생인 카스미에게 매일 해주고 있다. 라고 할까, 강제로 당하고 있다.

     익숙한 손길로, 브러싱을 해나간다.

     시작했을 땐 조용하게 앉아 있던 메구미 쨩이지만, 조금 있다, '후와......'같은 목소리를 내며, 꿈틀꿈틀 자세를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정좌하고 있던 다리가 저린거겠지.

    "져버렸어요-"

     브러싱 혹은 그루밍이 끝나자, 메구미 쨩이 밝은 목소리고 말했다.

     뭐가 '졌다'인지, 어떻게 하면 '이긴'건지, 전혀 모르겠지만.

     오늘의 GJ부의 부활동은, 메구미 쨩과 둘이서, '다른 사람에게는 비밀로 그루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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