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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부 - P03「좋은 해적의 일」
    소설(백합 아님)/KB부 2019. 3. 29. 23:44

    "북북서로 방향을 잡아-!"

    "키를. 최대로. 전진."

     선장님의 지시로, 항해장인 키라라 씨가 조타륜을 돌린다.

     저 조타륜, 타마가 매달려도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무거운데, 키라라 씨는 가볍게 돌리고 있다. 엄청난 힘.

    "작살을 준비는 됐냐-!"

    "네-에! 됐습니다-!"

     쿄로는 대답했다.

     타마와 함께, 뱃머리의 발리스타를 점검한다. 지레와 톱니바퀴로 끌어 올린다, 거대한 강철의 쇠뇌에는, 빠득빠득하며 무서울 정도로 힘이 모아져 있다. 집의 기둥정도로 커다란 화살을, 언제라도 발사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자식들에겐 대포가 안통하니까 말야-"

    "그런가요"

    "오우. 그렇다구-. 연체동물이니까, 대포가 튕겨나와 버려"

     선장님의 말씀에, 쿄로는, 그렇구나-, 하고 끄덕였다.

     우리들은 거대한 마물이 출현한다는 소문이 있는 해역에 와있었다.

     최근, 이 해역에 출몰하는 거대한 마물. ――크라켄 혹은 텐타클즈가, 항해하는 배를 덮치고 있다고 한다.

     이미 몇 척이나 화물선이 침몰당했다고 한다.

     그런 소문을, 요전에 들른 항구에서 우연히 듣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들 GP(굿 파이러트)는, 이곳에 오게 된 것이었다.

    "어쩐지 우리들, 정의의 해적같네요-"

    "어이! 자식아! 지금 뭐라고 했냐!?"

     선장님이 해적 모자의 챙을 들어 올려서, 나를 날카로운 안광으로 째려보았다.

    "에? 아뇨 그러니까, 정의의 해적이라고――"

    "바보가-! 정의의 해적이란 게 있겠냐-! 해적은 악역 비도한거라구! 피도 눈물도 없는 거다! 세계 제일의 해적이! 나는 된다!"

    "악역 비도라고 댄다면, 배를 덮쳤을 때, 약간의 통행료를 징수하는 대신에, 짐을 전부 뺏는다던가, 덤으로 타고 있는 사람들도 전원 팔아버린다던가, 아니지, 몸값을 요구하는 쪽이 낫나? 어쨋든, 좀 더 해야할 일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너, 너......, 잘도 그런 무서운 일을 생각해 내는구나...... 잘도 하는 구나? 우와-. 무셔"

     봐요. 역시 전혀 악역 비도하지 않잖아.

    "저기 있잖아요. 저는 그냥 말해봤을 뿐이고요, 딱히 하겠다고는, 하지 않았잖아요?"

     다른 사람들이 깬다는 표정이 되어서, 변명을 해봤다.

    "그, 그런가. 그, 그렇지. 지, 진심일리가 없지. 아-, 진짜 깜짝놀랐네-. 그만둬. 농담이라도, 질이 안좋다고!"

     선장님은 이제서야 미소를 지었다.

     진짜, 악당, 안맞는단 말야-. 해적단의 이름도, GP라고 붙어 있기도 하고.

     뭐 그 덕에, 나, 이 배에 주워져서, 곤욕을 치르지 않고, 이렇게 살아있을 수 있는 거지만.

     나는 바다를 표류하고 있던 중에, 이 배에 주워졌다. 어째서 표류하고 있었냐면, 그건 저번 배에서 밀항해서고...... 밀항자는 바다에 버려지는 게 당연했었다. 그리고 어째서 밀항했냐고 하면...... 그건 뭐, 다른 이야기가 되버리고, 길어지니까...... 됐어.

    "그게, 그럼 뭐, 이야기를 되돌려서요. 우리들은 지금 이렇게, 괴물 퇴치에 와있지만요"

    "음. 그렇지"

    "크라켄 혹은 텐타클즈를 퇴치하는 거, 이건, 해적의 일이라는 걸로 생각해도 되나요?"

     내가 물어보자, 선장님은, 무슨 당연한 일을―― 이라는 얼굴이 되었다.

    "괴물을 가만히 놔두면, 이곳을 통과하는 배가 덮쳐지잖아"

    "덮쳐지겠죠"

    "그렇게 되면, 우리들, 곤란하잖아?"
    "어째서요?"
    "선원이 죽으면 불쌍......이 아니라! 그게, 크흠! ......그, 그래! 우리들에게 통행료를 받칠 놈들이 없어지면, 우리들의 수익이 없어져 버리니까! 봐라! 우리들 곤란하잖아!"

    "아-, 네. 그건 곤란하네요-"

    "그치!"

     선장님은, 활짝 웃었다.

     정말, 이 사람은 진짜 좋은 얼굴로 웃는다니까.

     쿄로는 마음 속으로 미소지었다.

     이 사람을 위해서―― 이 미소를 위해서, 목숨을 걸어볼까하는 생각을 들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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