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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부 - 38「메타메타」
    소설(백합 아님)/KB부 2019. 3. 29. 23:43

    "오-! 메타다! 메타물이라고! 메타중에서도 메타스런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 이건 이제, 메타메타라고 해도 돼겠지!"

     부장님이 기뻐하고 있다.

     평소의 방과후. 평소의 KB부의 부실.

     오늘 쓰고 있던 건, GJ부의 이야기. 전에 시온 선배에가 알려준 '호접지몽'이야기를, GJ부식으로 어레인지 해 봤다. 잘 썼는 지 어떤지, 알아줄지 어떨지 불안했지만, 작은 손을 휘두르며 기뻐하는 부장님을 보는 한, 호평이었던 것 같다.

    "기뻐해주신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하지만...... 어쩐지 신기한 기분이군"

    "라는, 말씀은?"
    "왠지 이녀석들, 진짜로 살아있는 것 같잖아"

    "엣......"

     부장님의 말씀에, 쿄야는 숨죽였다.

    "예를 들면 저쪽의 부장, 나 말야──. 자신의 손수건으로, 쿄로, 네 침을 닦아줬잖아"

    "제가 아니라, 저쪽의 쿄야지만요. 네. 닦아주셨죠"

    "그 후에 손수건을 바로 숨긴 건 말이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네가 '세탁해서 돌려드릴게요'라고, 짜증나는 소릴 할 거 같아서거든"

    "아-, 아-, 그렇구나, 그랬군요-. 그건 그랬던 거군요-. 아-. 그렇구나-"

     나는 감탄했다.

     캐릭터의 행동의 이유를 설명받아서, 이제야, 납득했다.

     쓰고 있는 건 나인데. 작가는 나인데. 그 나에게도 모르는 게 있다니, 신기한 체험이었다. 이게 부장님이 말씀하신 '캐릭터가 살아있다'고 하는 걸까.

    "마오. 거기에 대해선, 한가지 확인하고 싶지만. 그건 쿄로 군의 타액이 묻은 손수건을 확보하고 싶어서인게 아닌가?"

    "시이! 너! 너무 매니악해! 하우스!"

    "하우스를 받아버렸네"

    "저쪽의 시이는 순진한데, 어째서 이쪽의 시이는 이런거지. 친구인 네가 그러니까, 나도 여러가지 들어버려서, 파렴치 내성이 붙어버렸어. 더럽혀지고 말았어"

    "후후후. 마오를 더럽힌 건 나라는 거구나"

     시온 선배는 자신의 어깨를 잡고, 긴 머리카락의 끝까지, 부들부들 떨고 있다.

    "저기-. 슬슬 R15가 되버릴 것 같으니까-. 그쯤 해두시는 게 어떨까요"

    "그치-? 이쪽의 이녀석, 저쪽의 그녀석이랑, 좀 다르지 않냐? 좀 검다고 할까, 이빨이 있다고 할까"

    "응. 쿄로 군은 어느쪽이든 좋구나. 쿄로 군에게 귀천은 없다는 걸까"

    "뭐냐 그건"

     부장님은 웃은 후, 다시 한 번 공책에 손을 뻗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저쪽의 모두들도, 진짜로 살아있는 걸지도. ......어라? 그러면, 뭐지? 우리들 쪽이 가짜라는 건가? 우리들, 꿈 속의 인물인건가?"

    "아아. 저도 그건 고민도 하고 무서워도 했지만요. 시온 선배가 제창한 멀티버스 해석에 의하면, GJ부 시공과 KB부 시공과는 공존 가능하다는 게 되요. 어느쪽도 살아있는 우리들이 있고, 어느쪽도 진짜라는 거죠"

    "호-, 그건 좋네. 그 해석. 이야기의 등장인물이 되는 것도, 꿈 속의 인물이 되는 것도, 싫잖아"

    "덧붙여서 모리 씨는 어느쪽도 동일인물입니다"

    "동일인물이라고 말했다!"

     부장님이 무릎을 탁탁 치고 있다. 엄청 좋으신가 보다.

    "──그래서, 그 근거는?"

    "그야 봐요, 이 전에, 처음 만났을 때, 빙글하고 한 바퀴 돌아주셨잖아요"

    "흠. '모리 씨 회전 사건'이군"

    "사건으로 만들지 말아주세요. 제가 아무 부탁도 드리지 않았는데, '이렇게였죠' ──하시곤 스커트 차림으로 돌아줬잖아요. 그 후에, 제가 쓰고 있는 GJ부 쪽에서도, 모리 씨는 만나면 '빙글'하고 돌아주시게 됐어요. ──그러니까 동일인물 입니다"

    "어째서 그렇게 되는 지 전혀 모르겠는데...... 뭐, 어른이 된 언니에게는 비밀 한 개나 두개쯤 있어도 괜찮겠지"

    "있을지도 몰라요-. 모리 씨라면-"

     메구미 쨩이 말했다.

    "──모리 씨, 전부터 절대로, 초능력을 가지고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엄청난 양의 일을, 혼자서 해치우고 계시거든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분신하고 계실거에요. 절대로에요"

     메구미 쨩도 초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홍차 한정으로.

     나는 입으로 내지는 않고,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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