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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부 - 37「최종화, 의 다음」
    소설(백합 아님)/KB부 2019. 3. 29. 23:42

    "야- 야-. 그거 써라"

    "어떤거요?"

     평소의 방과후. 평소의 KB부의 부실. 집필중인 나에게, 부장님이 갑자기, 그렇게 말했다.

    "그거의 다음"

    "여동부라면, 요전에 했잖아요. 다들 만족했잖아요. 이제 성불한거죠?"

     요전에 '여동부'의 날은, 호되게 당했다. 항상 작품 속에서 했던 일을. 현실에서 하면, 그렇게 부끄러울줄은 몰랐다. 아니 뭐...... 메구미 쨩이나 시온 선배나 부장님이나 키라라 선배, 덤으로 타마까지 ──다들 '오빠♡'라며 애교부리는 건, 그냥 부끄러울 뿐이 아니라, 기쁘지만 부끄럽다는 느낌이었지만.

    "아니 그거 말고, 다른 그거. 이능 전사말야"

     부장님은 아무래도 그 초능력 이야기가 맘에 든 것 같다. 어째서인진 모르겠지만.

    "그건 최종화를 맞이했어요. 다음 화는 무리에요"

    "아니 최종화를 맞이했다고 하더라도, 편집장이 '써라'라고 하면 다음 화를 쓰는 게 작가지"

    "그건 말도 안되요. 애초에 어떻게 계속되는 건가요. 지구가 소멸하고, 전원, 전사한 다음인데요?"

    "전생한 내세에서, 계속하면 되잖아~"

    "들어보세요, 편집장님"

    "누가 편집장이냐"

    "어디가 맘에 든건가요? 그 이야기?"

    "아니 딱히 나, 맘에 들었다고 하진 않았는데"
    "그럼, 역시 이 이야기는 없었던걸로"

    "아아 미안! 사실은 맘에 들었어! 나한테 초능력이 있다는 게!"

    "부장님이 초능력자라는 게 아니라, 그 이야기 속의 부장님이 초능력자라는 거지만요"

    "어떤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거야? 한 화밖에 없고, 제대로 써있지도 않고"

    "부장님의 능력은, 염동력이에요. 지구 최고의 염동력자에요"

    "우워-! 염동력! 사, 사이코키네시스라는 거지!? 그리고 지구 최고!"

    "아, 일단 말해두지만. 키는 그대로에요. 미니사이즈에요."

    "미니사이즈라고 하지 마!"

     퍽, 위에서 아래로 머리를 꿰뚫렸다. 실내화를 다시 신고, 부장님은 나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래서!? 그래서!? 지구 최고!? 그거 얼마나 대단한거야?"

     부장님. 얼굴이 가까워요. 가까이서 보면 다시 알게 된다. 이 사람, 사실은 미소녀란 말이지-.

    "그렇네요-. 맘만 먹으면 대륙을 띄울 수 있지 않을까요?"

    "우오-!! 쩔어-!! 장난 아닌데-!!

    "부장님은 염동력밖에 초능력을 쓸 수 없지만, 그 대신 출력이 장난 아니에요"

    "일점호화주의(一点豪華主義)구나!"

    "그래도 대출력이니 만큼, 세세한 동작은 서툴러서, 일상적인 곳에서 초능력은 쓸 수 없어요. 집이 날아가버리니까"

    "음! 선택받은 힘에는, 그 정도의 제약이 있지 않으면!!"

    "저기 시온 선배? 어째서 부장님은, 이렇게 흥분하고 있는 건가요?"

     나는 마오학의 1인자이신 시온 선배에게, 물어보았다.

     부장님의 얼굴이, 아까부터 너무 가까워. 키스할 정도의 거리. 해본 적 없지만.

    "마오는 예전에, 초능력에 동경했던 적이 있거든"

    "앗── 너! 시이! 그거 말하지 마!"

    "초능력 개발을 했던 적도 있어"

    "그건 진짜로 말하지 마! 그만둬── 그만해! 운다!!"

     부장님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몸에 깃들었나요? 초능력?"

    "몸에 깃들지 않았어...... 촛불의 불도 움직이지 않고, 나침반의 극도 움직이지 않았어"

     부장님은 풀이 죽어 어깨를 움츠리고, 말했다.

    "신경 쓸 필요 없다고 생각해. 마오. 특별한 인간이 되고 싶다고 하는 건, 누구나가 생각하는 일이니까 말야. 특히 사춘기 때에는. 초능력이라고 하는 하늘이 준 선물로, 우발적이며 손쉽게 특별해지고 싶다고 하는 욕구는, 아주 자연스런 거라고 할 수 있지"

    "너. 말의 곳곳에, 엄청 독이 스며들어 있는 거 같은데. 맹독이야"

    "부장님도 평범한 부분이 있었군요-. 의외에요"

    "머냐 의외라는 건"

    "아뇨 부장님은 좀 더 규격 외라고 생각했어요. 다른 사람과 똑같은 문제로 ──자아 실현, 이라고 하나요? 손쉽게 힘들이지 않고 특별해 지고 싶다고 고민한다는 게, 좀 친근한 느낌이 들어요"

    "너도냐! 너도 초식동물의 얼굴을 하고 독니를 가진 생물이냐!!"

    "귀엽구나. 마오는"

    "동감이에요"

    "좋아! 지금부터 미래예지를 한다! 30초 후! 너희의 팔에는 이빨자국이 있을거다!"

    "부장님 그건 예지가 아니── 아파아파아파요! 진짜 아파! 우와! 진짜로 아파!"

     부장님에게 팔을 물렸다. 살짝 문게 아니라 진짜로 물렸다.

     아파아파. 아파요. 항복항복. 항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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