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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부 - 34「연재 중단」
    소설(백합 아님)/KB부 2019. 3. 29. 23:40

    평소의 방과후. 평소의 부실.

    "연재 중단은, 어떻게 하면 되는 걸까요?"

     공책에 사각사각 글을 쓰면서, 나는 말을 꺼냈다.

    "하? 에? 연재 중단? 뭐가 왜? 어째서?"

     내 맞은 편에서, 똑같이 사각사각하고 글을 쓰던 부장님이, 허둥대는 느낌으로 말했다.

    "왜 부장님이 허둥대고 있는 거죠?"

    "아니 니가 그런 파워 워드를 쓰니까 잖아"

    "파워 워드? 연재 중단......이, 인가요?"

    "그만둬-! 마음의 HP가 떨어진다-앗!"

     부장님이 손을 겹치며 방어의 포즈.

    "마음의 HP라면, 그건 MP라고 해야 되는 거 아닐까요"

    "너. 냉정하구만. 연재 중단했다는데. 나라면, 그 말을 듣는 것 만으로도, 멘탈에 대미지가......"

    "제 이야기니까, 부장님이 대미지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왜 연재 중단인데? 뭐가 연재 중단이란거냐? 네가 쓰고 있는 소설아냐? 어떤거냐? 연재 중단 작품은? GJ부나 GE냐? 해적물? 아니면 원시인 쪽? 어떤거야?"

    "아. 아뇨. 어느쪽도 아니에요. 이쪽에서 모두에게 보여주는 녀석이 아니라, 최근에 시작한, 반의 모두에게 보여주는 녀석으로......"

    "너, 우리쪽에서 쓰는 거 말고도, 시리즈 있는거냐? 어떤거냐?"

    "이세계에 전생하는 느낌의 녀석이에요"

    "오? 잘 팔리는 거잖아?"

    "어쩐지 그런게, 어딘가에서 유행하고 있는 거 같아서요"

    "인터넷 세계에서는 엄청난 유행이라더라. 이세계 전생이 아니라면 라노베가 아니다, 정도의 분위기라는데"

    "그런가요? 교실에서 쓰고 있었더니...... '너 소설 쓰는거야? 어떤 거 쓰는 거야? 이세계에 전생하는 거 써라-' 라면서, 어째선지 쓰게 되서......"

    "오오! 쩐다-! 우리들 말고 독자가 생겼잖아! 엘리트 작가잖아!"

    "아뇨 엘리트라고 할 정도는...... 다들 그런건 처음보는 거니까 읽었봤을 뿐이에요"

    "그래서? 대체 그게 무슨 문젠데?"

    "아아. 그게 말이죠...... 인기라고 할까요 독자수가 말이죠...... 처음엔 다 해서 10명정도가 읽어줬었는데요. 다음 화가 될수록, 점점 줄어들어서......"

    "읏...... 이야기의 전말이 보인닷!"

    "오늘의 점심시간엔, 무려 한 명이 돼 버려서...... 요코미조는, 뭐 친구라서 읽어 주는 거구요"

    "요코미조가 누구였지? 니 향기나는 느낌의 소꿉친구였나?"

    "향기나는, 이라는 게 의미 불명이지만. 뭐 그렇네요. 초등학교 때 부터 알고 지내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작품이라는 건, 어떨 때 연재 중단하면 되는 걸까요? 연재 중단 엔드는, 어떻게 하면 되죠?"

    "으...... 으음...... 또 마음의 HP가 떨어지는 화제를......"

    "부장님은 MP 떨어지지 않아도 되니까요. 제 이야기니까요"

    "아니-. 나도말야-. 전에, 연재 중단한 적이 있어서 말야-"

    "에? 부장님도 인가요?"

    "음. 자랑은 아니지만, 몇 개나 연재 중단 시켜 왔다고. 소설이라는 건, 읽혀야만 하는 거니까 말야. 읽는 사람이 없는 소설보다, 읽는 사람이 있는 소설을 쓰는 쪽이 좋잖아? 뭐 연재 중단은, 쓸쓸하지만. 끝내지 않으면, 새로운 녀석, 시작할 수 없으니까 말야"

    "연재 중단 할 때는, 어떻게 끝내면 되는 걸까요?"

    "마음가는 대로 하면 되는 거야. 갑자기 대충 끝내버려도, '우리들의 싸움은 이제부터다'같은 느낌으로, 일단 끝내버려도. 그 요코미조? 라는 녀석만 읽고 있는 거잖아. 미안, 하고 말하면 되는거지"

    "그런가요"

    "슬프지-. 힘들지-. 잘품의 목을 스스로 조르는 건-"

     부장님이 그렇게 말해 주었다. 그렇게 말해진 나는, 자신의 쓸쓸함에 눈치챘다.

    "그러고 보니, 저, 연재 중단은, 처음이였어요"

    "그런가"

     부장님이 끄덕여 주었다.

    "그런가-. 이제 쓰지 않는 거구나...... 그 이야기는......"

     숙연해 지고 만다.

    "아-...... 뭐하면, 그거, 우리들 한테 보여줘. 내가 독자가 돼 줄테니까 계속 쓰면......"

    "아뇨. 역시 끝낼게요. 그건 반 애들한테 썼던 거니까요"

    "그러냐"

     내 말에, 부장님이 끄덕여 주었다.

     좋아. 마음을 다잡고...... 또 다른 이야기를 쓰자. 새로운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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