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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부 - 32「우리들 원시인이었어!」
    소설(백합 아님)/KB부 2019. 3. 29. 23:36

    "우리들 원시인이었어!"

     내가 쓴 신작을 다 읽고 나서 바로, 부장님이 외쳤다.

    "네에. 네. 시작의 인간이에요-. 그래도 본인들은 자신들이 원시인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구요? 시대의 최첨단을 살고 있으니까요"

    "맘모라는건, 뭐냐? 사냥하는 거냐? 먹는 거냐? 맛있는 거냐?"
    "맘모스에요. 아직 살고 있는 시대에요. 둥글게 썰어서 먹으면 맛있다는 것 같아요"

    "나 족장인가-! 원시인부에서도, 역시, 부장인건갓!"

    "그러니까 원시인부가 아니라, 태초의 인간부라니까요-"

     부장님은 엄청나게 들떴다. 이번 신작은 재미있는 것 같다. 나는 조금 안심했다. 속편이 아니라 신작을 낼 때에는, 언제나 조금 긴장한다.

    "나는 아무래도, 이 시작의 인간부에서는, 뒤떨어진 존재인 것 같구나"

     벌써 다 읽은 시온 선배가, 말했다.

    "아뇨 아뇨. 그렇지 않아요. 인류에게는 조금, 몇 만년인가 빨랐을 뿐으로"

    "뭔가 쓸모가 있는 물건을 발명하고 싶은데. 예를 들면 그래, '차륜'을 발명한다던가?"

    "아아 괜찮네요-. 끌차나 수레가 있다면, 고기, 잔뜩 가지고 갈 수 있으니까요. 지금은 아-무런 도구도 없으니까, 손으로 잡을 수 있는 만큼밖에 들고 갈 수 없으니까요-"

    "손이냐! 적어도 자루를 써!"

    "발명가인 시오-온 씨에게 말해주세요"

    "자루 만들라고!"

    "음. 이후의 그녀의 활약에 기대하도록 하자"

    "아아 그래도, 그전에 일단 '옷'을 발명하는 게 먼저일지도 몰라요"

    "알몸이냐! 쩐다! 진짜로 원시였어!"

    "불정도는 일으켰다구요? 고기는 익혀서 먹고 있어요"

    "선배, 리비도가 작렬하고 있어요. 작품에서 모두를 알몸으로 만들다니, 에로스는 적당한 정도만 넣는 거에요"

    "괜찮아. 나도 알몸이니까"

    "뭐가 괜찮다는 건지, 전혀, 완전 모르겠는 거에요-"

    "........."

     메구미 쨩이, 흥 흥하고, 왠지 콧김을 거칠게 내뿜으며, 열중해서 읽고 있다.

     어라? 그렇게 대 흥분할만한 곳이, 있었던가? 설마 알몸이라고 했던 거에 반응해버렸다...... 던가?

    "저깃, 이 '잎'이라고 하는 건 역시 '그거'라고 생각해도 되는 건가요!?"

    "아...... 그거구나"

     메구미 쨩이 반응하고 있던 건, 알몸이 아니라, 잎 쪽이었다.

    "아아 응. 평범하게 집어 먹던 잎을 말리면 녹차가 되지만, 시들어 버릴 때까지 시간을 두면, 홍차가 되거든"

     이라고, 나는 '설정 협력'의 시온 선배에게 눈길로 확인을 해봤다.

    "응. 녹차와 홍차의 차이는 산화의 유무거든. 원리적으로는 그대로야. 단지 맛에 관해서는, 이후의 메구밍의 활약에 기대하도록 하자"

    "태초의 인간부 굉장해요! 홍차를 만드는 곳에서부터 즐기다니! 생각해본 적도 없었어요! 원시생활 굉장해! 굉장히 굉장해요!"

    "케케케. 잎을 우려낸 물 따윈,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쿄로 님은 말했지만 말야"

    "부장님. 일단 말해두겠지만, 그건 제가 말한 게 아니라, 작품 속의 캐릭터가 말한 거거든요?"
    "작품 속의 너는, 이 녀석도 저 녀석도, 조금 나쁜 녀석이지"

    "마셔주세요오. 맛있어요오"

    "아니 그래도, 뭐라 해도 원시의 홍차니까. 그다지 맛은 없는 게 아닐까-. 홍차라고 하기보단, 평범한 잎을 우려냈을 뿐인 물이라고 생각하거든"

    "저. 힘낼 테니까! 맛있게 만들테니까아!"

    "힘내는 건 메구미 쨩이 아니라, 작품 속의 메구밍이지만 말야"

    "힘내! 메구밍! 내 대신에, 힘내!"

     메구미 쨩은 손을 꼭 쥐고 메구밍을 응원.

    "응. 맛있어지면, 줘"

    "작품 속이 아닌 너도, 조금 나쁜 녀석이구만"

     떠들썩해진 부실 안에서, 나는 마지막 한 명―― 키라라 선배에게 고개를 돌렸다.

     키라라 선배는, 천천히 읽고 있다. 일본어를 잘하지 못하는 키라라 선배는, 언제나 천천히 읽는다. 우리들은 절대로 보채지 않고, 그녀의 페이스대로 다 읽을 때까지 기다린다.

     그리고 다 읽은 키라라 선배는, 하후우,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배. 고파. 고기. ......먹고 싶어."

     심플한 감상이 나왔다.

    "그러고 보니, 원시인. 고기, 고기, 하고 말했으니까, 고기, 먹고 싶어 졌다-. 너. 알고 있냐? 이 전에 역 앞에 스테이크 가게 생겼다고. 서서 먹는 스테이크 가게"

     부장님이 말했다. 모두의 얼굴에도 '고기'라고 하는 단어가 반짝였다. 원시인처럼.

     KB부의 오늘의 부활동은, 그 후에, 서서 먹는 스테이크 가게에서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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