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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부 - 35「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
    소설(백합 아님)/KB부 2019. 3. 29. 23:40

    "너 말야. ──뭘 쓰고 싶은 거냐?"

     평소의 방과후. 평소의 KB부의 부실.

     사각사각 사각사각 샤프를 움직이며 집필을 하고 있던 부장님이, 말을 꺼내셨다.

     나는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 부장님을 바라보았다.

    "쓰고 싶은 거요? 으-응. 으-응......"

     그런 말을 듣고는, 생각했다. 생각하고...... 생각해 봤다. 여기는 KB부이며, 지금은 부활동중이니까, '쓰고 싶은 것' 이라는 건, 물론 소설에 관련된 것이다.

    "그렇게 갑자기 말씀하셔도, 모르겠어요-"

    "말해. 앞으로 10초야. 자! 십, 구, 팔, 칠! 삼, 이, 일!"

    "자자자 잠깐만요. 육이랑 오랑 사는, 어디로 가버린 건가요. 제대로 세주세요-"

    "KB부세(税)로 30%의 사고 시간은 몰수당했다"

    "뭔가요 KB부세라니"

    "──그래서? 뭐냐? 있을 거 아냐, 뭔가 동경하고 있는 거라던가?"
    "동경하는 건가요. ......그럼, 스타일리쉬한 거려나요-"

    "스타일리쉬?"

    "뭐랄까, 멋진 거에요. 등장인물의 대사가 멋지던가, 아니면, 제목이라던가요. 제목이 일단, 멋져요-!"

    "너. 웬일로 뜨겁네. 지금 어미에 '!'라던가 붙이지 않았냐?"

    "으엣? 기분탓이에요-. 제 캐릭터가 아니잖아요. '!'같은 걸 붙이는 건. 저, 최근에는 초식계가 아니라 광합성계라고 불리고 있다구요"

    "부하하! 광합성계! 좋네 그거!"

    "그것보다도 지금은, 제가 동경하는 것에 관한 얘기인데요"

    "아아. 그랬지. ──스타일리쉬한 거였지. 즉 잘난 척하는 거구만"

    "부장님. 다른 사람의 동경을 나쁘게 말하는 건 그만두죠"

    "그거지? 대사가 멋있고, 타이틀도 멋있고, 그리고, 이게 제일 중요한건데, 복장이 멋진거지?"

    "아아! 맞아맞아! 그거에요!"

    "봐라 또 너, '!' 붙였잖아"

     나는 입을 막았다.

    "──그래서. 누구나가 어미에 '!'를 붙여서 뜨겁게 말하는, 그런 장르를 가지고 있다는 거지만──"

     이거 무슨 플레이? 새삼스레 말해지면, 부끄러운데-.

    "──라는 걸로. 너. ──그런 건 쓰지 마"

    "헤?"

     나는 엉겁결에 다시 물었다.

    "──에? 잠깐만요? 어째서 좋아하는 걸 쓰면 안된다는 건가요? 보통, 반대 아닌가요? 좋아하는 걸 쓰거라, 라던가, 창작 강좌에도 자주 나오지 않나요?"

    "훗훗후. 녀석 혼란하고 있구나? 어미에 '?'가 붙어있는 걸? ──시이여"

    "귀여워 해주는 것도 재미있지만. 말이 부족한 마오대신에, 내가 설명해주도록 하지"

    "부탁드리겠습니다. 시온 선배"

    "이건 내 의견이지만, 사람에게는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게 있어서 말이지"

    "네에...... 제가 쓰고 싶은 건, 그 중에 '하고 싶은 것'쪽이 된다는 거군요"

    "이건 적성의 문제라서 말야. 어째서 그것에 동경하는 것인가, 하고 싶은 것인가, 라는 걸 파고들어 가면, 사실은 본인에게 적성이 없으니까, 라는 결론에 다다르거든"

    "에? 에? 에? 잠깐만요──? 어째서 인가요?"

    "부족하기때문에, 원하고, 동경하는 거야. 반대로 본인에게 있어서 '만족한다' ──즉 적성이 있는 것은, 일부러 쫒지 않아도 된다는 거지. 특별히 쓰고 싶지도 않고. 왜냐하면 '쓸 수 있으니까' ──라는 거지"

    "하-. 하-. 하-. ......어쩐지 알 것 같아요. 그런가...... 쓸 수 없으니까, 써보고 싶어지는 거군요. 그리고 어째서 쓰지 못하냐면, 그건 적성이 안맞으니까...... 적성에 안맞는 걸 쓰려고 해도, 당연히, 잘 쓸수 있을리도 없고......"

    "음. 이해가 빠르구나"

    "그래서 말이지. 특별히 쓰고 싶지는 않지만, 사실은 적성이 있는 걸 쓰는 쪽이, 좋은 걸 쓸 수 있고, 본인도 다른 사람도, 행복해진다는 거야. 그래서, 우리 KB부에서는 '쓰고 싶은 건 쓰지 마' ──를 제창하고 있지"

     부장님이 팔짱을 끼고선, 그렇게 말씀하셨다.

    "호-. 헤-. 하-. ──잘 알겠습니다"

     나는 끄덕였다. 하지만 거기서, 어라?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건, 항상 쓰는 GJ부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부장님이나 다른 사람들도, 쓰고 있는 게......?

     그러고 보니, 나, GJ부 이야기는, 특별히 쓰고 싶어서 쓰는 게 아니었구나. '쓸 수 있으니까', 쓰고 있었을 뿐이였어......

     으-응...... 이야기의 길이라는 건, 속이 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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