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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부 - I01「이능학원G 최종화」
    소설(백합 아님)/KB부 2019. 3. 28. 15:47

     하늘은 먹구름에 뒤덮여 있었다.

     두꺼운 구름 너머, 더욱 위 성층권보다 더 바깥의 우주공간에 있는 '녀석'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이고 있다.

    "드디어 등장하셨군"

     교사의 옥상에서, 바람을 마주 보고 선 부장님이 그렇게 말했다. 초속 수백미터의 폭풍 속에서, 부장님은 팔짱을 끼고 우뚝 서있다.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이 혹성 최후의 순간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었다.

     천체규모의 '녀석'이, 지구를 집어삼킬 때까지의 카운트는, 앞으로 십수 초정도를 남겨두고 있다. 로슈 한계에 도달하면, 지구는 끝에서부터 찢어져버리겠지.

     지표에서, 생존해 있는 인간은, 이미 없다.

     우리 'G'의 6인을 빼고는.

     지금까지 격렬한 싸움이 있었다. 많은 희생이 있었다. 지구 인구도 수만분의 일까지 격감했다. 지하의 셸터에, 아주 약간의 사람들이 살아있을 뿐이다.

     하지만 적이 얼마나 강대하더라도, 우리들이 포기하는 것 만큼은, 절대로 없다.

    "크크큭......, 녀석들. 우리들이 포기할 거라고 생각했던 건가? 도망칠 거라고? 훗 우리들이 포기하는 걸 포기해라"

     팔짱을 끼고, 부장님이 말했다.

     'G'를 마음에 간직한 자들에게는, 그것이 신호였다.

    "어이 쿄로. 무슨일이냐, 너? 떨고 있는 거냐?"
     부장님의 팔꿈치로 옆구리를 찔려서, 쿄야는 자세를 바로 했다. 이 사람의 앞에서는, 등을 잘 펴고 살아있고 싶다. 최후의 순간까지.

     상공에서는 구름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달과 비슷한 정도의 '눈알'이, 빙글하고, 이쪽을 노려봤다.

    "슬슬 등장할 때 같은데? 자! 'G'를 불태워라!"

     부장님의 목소리에, 쿄야는 깊게 끄덕였다. 가슴 속의 'G'의 혼을 연소시킨다. 누구나가 안쪽에 간직하고 있는 'G' 그것이 발하는 에너지는, 하나의 소우주(코스모)에도 필적한다.

    "모두. 가자"

     쿄야는 모두에게 그렇게 말했다. 부장님, 시온 선배, 메구미 쨩, 키라라 선배, 그리고 타마. 길고 힘든 싸움을 함께 경험한 동료들에게, 차례차례, 얼굴을 마주한다.

    "어디까지라도, 너와 함께 갈거야"

     시온 선배는 끄덕였다. 그 몸은 이형(異形)으로 바뀌었어도, 역시 그녀는 아름다웠다. 사신과 인간의 혼혈인 그녀는, 지금까지 계속 '이쪽 편'에 있어 주었다.

    "쿄야 군. 뜻대로"

     메구미 쨩이 끄덕였다. 그리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등에 달린 광익(光翼)이, 주변의 모든 것에 축복을 주었다. 천계에서 내려온 여신은, 신을 배신하고 타락 여신이 되면서도, 더욱 성스럽고, 아름다웠다.

    "아오-옹!"

     생물로서 진화를 거듭한 키라라의 육체는, 더 이상 사람이라고 부를 수 없는 모습이 되어 있었다. 사람의 말도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눈은 상냥하고, 전신을 덮은 은색의 털은, 어디까지고 아름답다.

    "있지 타마. 타마는 도망쳐도 괜찮은데?"

    "타마 혼자라면, 어떤 차원에라도 도망칠 수 있는데요...... 어쩔 수 없는거에요. 따돌림당하고 싶지 않은거에요. 선배를 따라가 줄거에요. 내세에서 감사하는 거에요. 구체적으로는 매일 감자칩을 바치는 거에요"

     대기권이 떨어져 가며―― '녀석'의 전신이 나타난다.

     '녀석'의 몸의 주면을 돌고 있던 위성군이, 궤도를 바꿔 이쪽을 향해 떨어진다. 저건 마물. 모든 것이 마물. 소혹성 사이즈의 '권족'이었다. 가장 잔챙이이긴 하지만, 하나하나가, 가볍게 산맥의 스케일을 가지고 있다.

    "호이, 호이, 호잇"

     타마가 부채와 당방울을 흔들며 춤춘다. 가리켜진 물체는 차례차례 공간에서 사라져 갔다. 어딘가 우주의 끝으로 전송되었다. 차원을 건너는 가루라(가루다)의 후손. 그녀의 텔레포트 능력 앞에서는, 사이즈 따윈 무의미다.

    "이아. 하스투르! 이아! 하스타아!"

     시온 선배의 영창이 차원을 접속한다. '녀석'의 전방에 지름 수만 킬로 정도의 소환 게이트가 열린다. 별들의 세계로 연결된 '문'을 넘어, 나타난 것은, 수만 광년도 떨어진 심연에 사는 사신(邪神)이다. 바람의 사신(하스투르)―― 그녀의 선조이다.

    "어이 쿄로! 뭔가 할 거라면 빨리 해라!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모든 신령력을 염동력으로 변환해서, 부장님이 그 강대한 염력으로,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

     쿄야는 명상을 계속했다. '제4단계'에 도달하기 위해, 속의 'G'를 계속 불태우고 있다.

     그리고 쿄야는. 드디어 그 눈을 떴다.

        ◇

     싸움은 끝났다.

     우리들은 싸웠다. 절대로 물러서지 않고 싸웠다. 하지만 적은 너무나도 강대했다.

     이 시공에 있어서는. 이 시간선에 있어서는. 우리들은.

    "다음 생에서도-......! 함께라구우우우우――!"

     부장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쿄야들은 혼으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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