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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년 12월 10일의 GJ부
    소설(백합 아님)/○○○○년 ○월 ○일의 GJ부 2023. 12. 31. 23:45

     평소의 패밀리 레스토랑. 평소의 일요일.

    "아~, 아파라……."

     부어버린 뺨을 만지며 쿄야는 평소의 자리에 앉았다.

    "괜찮냐? 그거?"

     마오가 걱정해준다. 아직 뺨이 부은 이유를 말하지 않았는데, 일부러 묻지 않아주었다.

    "켄켄이 "여동생을 주세요" 같은 말을 지껄이길래 한 방 날리게 해줘, 라고 말했어요."

    "걔 지금 인류 최강 급 아니야? 잘도 때리겠다고 했네~"

    "크로스카운터였어요."

    "그건 그렇고, 그 둘이 드디어 골인인가~. 우여곡절이었지~. 3번? 4번? 사귀었다, 헤어졌던가~"

    "5번이에요. 중학생 때랑 고등학생 때 1번씩. 사회인이 되고 나서 2번. ……요즘, 연애잡지가 아니라 육아잡지를 보던데,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축복해 줘라."

     평소의 웨이트리스 누나가 왔기에 평소의 어린이 정식과 햄버그 세트를 주문했다.

     누나가 돌아갈 때쯤에는 쿄야도 진정되어서 평소 같은 느긋한 시간이 흐르게 되었다.

    "오늘은 레오 없이……, 둘뿐이라 그런가 어쩐지 참신하게 느껴지네요."

     딸인 레오가 태어나고 1년, 계속 3명이었다.

     둘뿐이면 뭔가 신기한 느낌이다. 결혼하기 전, 사귀던 시대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눈으로 마오를 바라보려고 했더니, 왠지 저쪽에선 팔짱을 끼고 무게를 잡고 있었다.

    "아직 1살이라곤 해도, 이런 얘기를 들려주는 건 좋지 않을 테니까."

     ……응?

     응? 응? 응?

    "너. 나한테 해야될 말, 있잖아."

    "네? 뭔가요? 무슨 말인가요?"

    "네가 스스로 말하길 기다리고 있었거든. 그런데 설마, 이대로 숨길 생각이었을 줄이야……. 한심하긴."

    "네? 네? 네?"

    "타마가 임신했지. 시온네 애는 슬슬 걸을 시기던가. 키라라는 늑대한테 맡겼다는 것 같더라."

    "앗, 앗, 앗."

    "그리고 전원, 싱글맘이지. ——이게 도대체 얼마나 엄청난 우연이야!"

    "——죄송해요!"

     쿄야는 테이블에 이마를 박았다.

     생각을 바꾸어서, 땅에 무릎을 꿇고 도게자를 박았다.

    "아니, 아니. 화내는 거 아니야."

     마오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뭐, 어쩔 수 없었다고는 생각해. ——시온이 울면 너는 어쩔 수 없었겠지. 그리고 키라라는 물리적으로 홀드 당했을 테고, 타마한테는 술에 취한 후에 일어났더니 전부 끝난 후였으니까. 응, 뭐, 어쩔 수 없었던 거 아니겠어?"

    "어……, 어째서 그걸……?"

     어떻게 그렇게 상세하게 알고 있는 거야?!

    "내가 허락해 줬으니까."

    "어? 어? 어?"

    "일단, 다시 앉아. ——응? 다른 손님한테 폐가 된다고?"

     마오의 말에 따라 도게자를 풀고 자리에 앉았다.

     웨이트리스 누나가 물을 가지고 왔다~!

    "나도 고민했다고? 그래도 말이야~……, 뭐랄까, 그 녀석들? 그대로 독신으로 살 것 같잖아? 걔네가 첫사랑과 짝사랑에서 벗어나지 못 한 채로 혼자 할머니가 되어 쓸쓸하게 지내는데, 나만 혼자서 아이와 손자들에게 둘러싸여 행복하게 지낸다? 말도 안 되잖아."

    "아니……, 뭐……,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지……."

    "게다가, 이미 공공재나 마찬가지였잖아. ……일요일은 나.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은 제각각이라는 느낌으로."

    "어? 그것도 알고 계셨군요……. 아하하하하……."

     주에 1번 만나서 점심을 함께 먹고 있었다.

     월화수목금토일 순서로, 시온 씨, 타마, 키라라, 카스미, 메구미 쨩. 그리고 어째선지 모리 씨——.

    "모를 거라고 생각했던 남편이……, 정말로 한심해."

    "죄송해요."

    "그런 건 됐어. ——원래라면 이쯤에서 이혼이라든가 이것저것 말이 나왔겠지만. 그런 새드 스토리는 다 던져버리고 결론을 낸다.

    "아, 네."

     쿄야는 허리를 똑바로 폈다. 무슨 말을 듣더라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으니까.

    "증축한다. 우리 저택을. 방 3개 정도."

    "네?"

     쿄야는 멍하니 마오의 얼굴을 보았다.

    "아니다. 방 4개로 할까. ……방 1개는 휴게실로 쓰자. 타타미라든가, 소파라든가, 코타츠 님이라든가, 홍차기지라든가, 화이트보드라든가, 라노베 책장이라든가 놓자고. 아~ 이제 금서는 안 만들어도 돼. 아무리 그래도 내성 생겼으니까.

    "어? 그건……."

    "육아는 큰일이잖아? 이 1년간 잘 알았거든. 뭐냐고 그 맹수는. 모리 씨가 없었다면 손도 발도 못 썼을 거라고. ——그리고 그녀석들에게는 모리 씨가 없잖아. 서로서로 돕는 게 GJ부 정신이라는 거지."

    "아, 네……."

     쿄야는 미안해 하면서 동의했다.

     부장님이 말한 부실 같은 방을 상상해 봤더니, 마음이 굉장히 따뜻해졌다.

    "그니까 그렇게 미안해하지 말라고."

     그런 말을 들어도, 긴장은 풀리지 않았다. 인생 최대의 긴장 상태니까.

    "애초에 걔네한테 조언한 거, 나니까."

    "에엑?! 그거 부장님의 작전이었던 건가요~!"

    "그야, 그렇게라도 안 하면 너, 스스로 손 내밀지 않을 거잖아?"

    "그렇죠! 당연한 거니까!"

    "그러면 걔넨 평생 독신이잖아."

    "다, 다른 좋은 사람을 찾으면——,"

    "그런 말은 점심 데이트나 그만두고 말해라."

     쿄야는 말문이 막혔다. 아무리 그래도 사랑받고 있다는 자각은 있었다. 그런데도 밀어내지 않고 주에 1번 만난 건 쿄야 자신이었다.

    "남은 문제는 모리 씨군. ——카스미는 평생 브라콘으로 살면 되고. 메구는 함께 살고 있으니 이미 애인 혹은 2번째 부인이라는 느낌으로."

    "네에에?! 모리 씨까지?!"

    "그러니까 그런 말은, 점심 데이트를 그만두고 나서 말하라고. ——뭐냐, 옛날에, 십몇 년 전의 브러싱 대결? 그걸로 목소리를 내서 져버렸으니 소유당하고 싶다던데."

    "이해가 안 되요."

    "너, 아직도 '패기 없음'이야?"

    "패……, 패기 정도는……, 있어요! ……있다고요?"

    "왜 의문형이야?"

    "햄버그 세트와 어린이 정식, 나왔습니다~♪"

     웨이트리스 누나가 요리를 가지고 왔다. 고양이 로봇도 돌아다니긴 하지만 언제나 항상 이, 점장보다 실권을 쥐고 있는 플로어 담당 누나가 직접 와준다.

    "와아! 어린이 정식! 마오가 제일 좋아하는 거~!"

     누나는 마오 쨩 영원한 10살의 천진난만한 말에 미소로 대답한 뒤 돌아갔다.

     식사 시간이 말 없이 넘어간다. 술술 넘아간다.

     다 먹었을 때쯤에는 쿄야도 조금은 맛이 느낄 수 있는 상태로 회복되었다.

     용서받지 못 할 짓을 했다.

     이 일을 그녀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상담받아서 계획했다——고 본인은 말하고 있지만, 생각하는 바는 여러모로 있을 터……. 정말로 고개를 들 수 없다. 용서받는다면……, 역시 내 '부인'은 이 사람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그건 그렇고 모리 씨……, 전혀 변하질 않네."

     부장님……이 아니라, 마오가 말했다. 쿄야도 깊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츠카가의 일곱 불가사의는 건재하군. ——모리 씨는 언제나 같다! 인 거지! 인 건데……."

    "그 사람, 예전엔 엄청 연상의 여성이라는 느낌이었는데……. 너무 변하질 않아서 이젠 연하로 보인다고요. 20대 전반인 아가씨, 라는 느낌의."

    "그치~"

    "적어도 이미 40살 정도죠? 우리가 고등학생 때에 20대 전반이라고 쳐도……."

    "아니, 전에 사진 보여줬잖아. 그 왜, 아기일 때 나를 안고 있는 모리 씨 사진. 기억 안 나?"

    "어?"

     쿄야는 멈춰버렸다. 그 의미에 전율했다.

    "어? 어? 어어……. 마오의 나이, 더하기, 24~5살……, 이라는, 건……?"

    "응."

    "마오가 지금 30이니까——,"

    "입 밖으로 꺼내지 마~!"

    "그럼 모리 씨는……. 50살을 넘은 거예요……?"

    "사실은 말이야 여기서만 하는 말인데, 요전에 창고에서 메이지 시대 때 사진이 나왔거든……."

    "우와~! 우와~! 그 다음은 말하지 마세요! 절대로 안 돼~!"

    "증조할머니를 달래는 모리 씨의 모습이——,"

    "꺄악~!"

     쿄야의 비명이 점심 때의 레스토랑에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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