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KB부 - 17「부활동이 끝나고③」
    소설(백합 아님)/KB부 2019. 3. 28. 15:14

     본 적 없는 천장. 본 적 없는 실내.

     어째서 나 여기에 있는 걸까?라고 생각하며, 넓은 거실의 푹신푹신한 카펫의 한가운데서, 혼자 멍하니, 앉아있었다. 결국, 거절하지 못하고, 집에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아, 그렇지. 하고, 맛폰을 꺼내어, 카톡으로 여동생에게 '오늘 좀 늦게 들어갈 거야-'라고 보내 두었다. 읽은 걸 확인하고, 주머니에 넣어두려고 하자.

    "다른 사람 집에 와서까지 집필이냐. 대단하네"

    "아뇨 늦어진다고 집에 연락을 엇"

     거실에 내려온 부장님은, 사복으로 갈아입은 상태였다. 처음 본다고...... 생각한다.

    "뭐냐? 왜그래? 가만히 보고?"
    "아뇨. 사복 모습은, 처음 보는구나-,라고"

    "그야 학교에서는 사복 차림, 안 하지"

    "JS 패션이 아니었군요-"

     발차기가 왔다. 차이고 차였다. 스커트가 아니라 쇼트 팬츠라서, 발차기가 와도, 안전하고 안심된다.

    "부장님, 로우킥 잘하시네요-. 옛날에 뭔가 했었나요?"

    "발레 했었으니까-,
    작았을 때"

     어째서 발레? 무슨 격투기라도? 라고 하는 의미로 물어본 거지만. 발레가 킥이랑 관계가 있었나? 없지?
    "저도 했었어요-. 언니랑 같이. 발레"

     메구미 쨩도 왔다. 세로줄 스웨터를 입어서, 학교와는 다른 여자아이처럼 보인다. 저 스웨터. 손으로 짠 건가?

    "언니랑 같이, 나도 할래-, 라며, 뭐든지 따라 했지. 메구는"

    "있다가 앨범 보실래요-? 저 작아요-. 언니 옛날에는 컸었거든요-"

    "초등학교 2학년 까지! 줄의 가장 뒤에 있었다고!"

     부장님이 자랑하듯 가슴을 폈다. 그건 부장님에게 있어서 빛나는 과거인 듯하다.

    "기다리셨습니다. 차를 준비했습니다"

     모리 씨가 쟁반을 손에 들고 왔다.

     쿄야는 뛰어오르듯이 정좌가 됐다.

    "모리 씨는 메구의 스승이거든!"

    "아직 모리 씨처럼 맛있게 달일 수가 없어서-"

    "저는 아직이에요. 메구미 님에게는 앞으로 50년 정도로 따라 잡힐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와아. 그럼 할머니가 될 즈음에는 이기겠네요-. 힘낼게요-"

     다른 사람의 집에 갔을 때에는 언제나 그렇지만. 집안의 농담에는, 태클을 걸어야 되는지 웃어야 되는지, 곤란할 때가 있다.

     모리 씨의 차는 확실히 맛있었다. 메구미 쨩의 차보다도 위인가 어떤가는, 나 따위의 혀로는 알리가 없다. 맛있다는 정도밖에 모르겠다.

    "그런데 시노미야 님, 생선과 고기, 어느 쪽을 좋아하시나요?"

    "에?"
    "저녁의 메인 디쉬의 얘기인데요"

    "앗 아뇨 아뇨! 저녁까지 받을 수는―― 돌아갈게요! 돌아갈게요!"

    "에-? 쿄야 군, 돌아가는 건가요-? 앨범은-?"

    "어이 쿄로. 니가 돌아가면, 우리 집 밥이, 맛있어지지 않잖아. 평범한 밥이 돼버리잖아. 돌아가는 건 금지다"

    "아뇨 그렇지만-. 밥을 먹게 된다면, 밥은 필요 없다고 말하지 않으면-"

    "그럼 말해"

     카톡으로 여동생에게 '저녁밥, 먹고 들어갈 거야-"라고 보냈다. 아까 전의 대답으로 '친구라니 누구! 여자애!?'라고 와 있었지만, 그건 못 본 척하고, 용건만을 보내고 주머니에 넣어두었다.

    "피쉬, 오어, 미트?"
     모리 씨가 그렇게 물어왔다. 발음이 네이티브다.

    "고기! 고기! 고기! 고기라고 말해! 카인!"

    "저는 쿄로이고 카인은 아니지만. 그러니까, 그럼, 고기로"

    "알겠습니다"

    "좋았어!"

     부장님이 좋아하고 있다. 별로 부장님이 좋아하라고 고기를 고른 건 아니지만. 부장님은 희로애락의 감정이 정말로 확실하니까, 보고 있으면 재밌다.

    "좋아! 포상을 주마! 너에게는 특별히 '부장님'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되는 특권을 주마!"

    "에? 부장님이 아니라면, 뭐라고 부르면 되나요?'

    "이름으로 불러. 경칭은 생략해도 된다구. 애초에. 나. 집에 있을 때는, 부장이 아니고"

    "에......? 아니, 좀......, 그건 부끄러워요"

    "뭐냐? 메구 녀석은 이름으로 부르고, 나는 부르지 못하겠다고? 그건 차별이냐?"

     아마츠가 가의, 둥실둥실한 즐거운 시간이 흘러간다.

     결국, 이 날은, 저녁 뒤에, '숙박'까지 하고 가게 되었다. 저녁을 거절하지 못한 내가 '숙박'을 거절하지 못한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