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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부 - E05「엘마리아 씨라고 하는 사람」
    소설(백합 아님)/KB부 2019. 3. 26. 15:58

    "그대, 모든 죄를 고백하세요. 신님은 사실 듣고 있지 않습니다만, 대행자로서 시스터인 제가 듣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전부 용서하겠습니다. 신님은 사실 전혀 신경쓰고 있지 않으므로, 문제 없습니다. 오케입니다"

     카인은 교회의 구석에 있는 '참회실'인 작은 박스안에 들어가 있었다. 나무로 된 판을 사이에 두고, 그 너머에 앉아 있는 여성과 이야기를 한다. 이 '참회실'은, 성직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후련해가 아니라, 죄를 후회하기 위한 장소였다.
    "이번 모험에서도, 생물을 잔뜩 죽여버렸습니다"
    "그건 먹기 위해서 인가요-? 즐기기 위해서 인가요-?"
    "먹기 위해서 입니다"
    "그럼. 완전 오케입니다. 신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스탠드·앤드·파이트. 이긴다면, 먹어도 좋다"
     아아. 그렇구나. 카인은 안심했다.
     약간 던전의 생태계가 맛이 갈 정도로, 많이 먹어버리고 말아서, 신경쓰였단 말야-.
     아무래도 '성직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딱딱한 말밖에 안해서, 저거 하면 안돼, 이것도 안돼,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고, 말하는 사람 뿐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마을에 있을 때에도 교회에는 그다지 가지 않았었지만......
     그래도 여기의 시스터인 엘마리아 씨는, 알기 쉽게 설명 해 준다.
     거기다 '신님의 말씀'은, 다른 성직자들이라면, '절대의 절대'로, 부정(否定)하긴 커녕, 의심하는 것 조차도 절대 금지지만.
     시스터·엘마리아의 이야기론, 의외로 유연해서. '신님은 그런 말 하지 않았어요-'라고, 의외로 아무렇지도 않게 뒤집는다. 모든 딱딱한 교리가, 완전히 뒤집어 진다.
     어째서 그녀가 그런 식으로, 마치 직접 들은 것만 같이, '신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라고 말하냐면, 그건 직접 듣고 왔기 때문이다.
     어째서 직접 듣고 왔냐고 하면. 이건, 카인들 GE(굿 이터)의 멤버들만 아는 '비밀'이지만, 시스터·엘마리아는, 사실은, 전 여신님이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카인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 우리 파티에는 전 용사와 전 마왕이 있다. 커밍아웃을 해온 그녀를 낙담시키고 말았을 정도다.
    "그러고 보니, 어째서 여신님에서 인간으로 떨어지고 만거죠? 무슨 실패라도?"
    "아뇨-? 아무것도-? 신님도 참, 너무해요-. '너는 너무 인간편을 들어! 그렇게 인간이 좋다면, 일단, 인간이 되어 땅을 기어다니고 와라!"라며, 갑자기 짜증내며 화내기 시작해서-, 그래서, 날개도 고리도 몰수당해서, 지상에 떨어지고 말았어요-. 인간 씨의 수명은? 80년 정도죠? 그 때까지 천계에 돌아가지 못해요-. 갑자기 짜증내는 신이라니, 싫죠-"
    "갑자기 짜증내는 사람도 곤란하죠. 그건 신님이라도 사람이라도 똑같네요"
     과연. 알겠다. 즉 직장의 상사 운의 이야기였다. 굉장히 알기 쉬운 이야기였다.
    "그렇지만...... 여신님, 이라고 하는 것에는 놀라지 않았지만. 여신님, 이라고 하는 것에는, 역시나-......라고 할까. 어쩐지, 납득했지만요"
    "에? 어째서 인가요? 저, 어딘가 이상한가요? 인간 씨들을, 언제나 잘 지켜보고 있었으니까, 여러모로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전생시킨 다음에 '지켜보기 서비스'라고 하는게 붙거든요. 항상 기독(既読)이 아니라 미독(未読)인 채이지만요"
    "신님의 일의 이야기는, 저에게는 잘 모르겠지만요-. 기독? 미독? ......뭐어 그건 놔두고, 제가 말하고 있는 건, 엘마리아 씨는, 예전부터 천사같네-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랬더니 천사가 아니라 여신님이었구나, 역시라는 느낌이었어요"
    "네? 어디가, 천사인가요? 어디서 들켜버린걸까요? 고리......? 없죠? 파닥파닥하는, 날개도 없는데요?"
    "으-응......, 뭐라고 할까...... 설명이 힘들지만......"
     그녀의 경우, 인간이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을 부(負)의 감정을, 떨어뜨려 버리고 말았다.
    "......봐요. 분노라던가. 질투라던가. 욕심이라던가. 일곱개의 대죄라고 하잖아요. 그리고 뭐였죠? 아아 그렇지, 색욕아앗!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색욕은, 이건 정말로, 엘마리아 씨와는 관계 없다. 없다면 없다.
    "......그렇지. 슬슬 교회를 닫고 가게로 돌아가지만. 카인 씨는 어떻게 하실래요-?"
    "앗. 저도 갈게요. '굶주린 적룡 정'에 갈일이 있어서요"
    "그럼, 같이 가요-"
     시스터·엘마리아는 교회의 문을 닫고, 카인의 앞에서 걷기 시작했다.
     그녀는 교회의 운영비를 벌기 위해, 평일의 오후는 '굶주린 적룡 정'에서 웨이트리스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 미니스커트의 팔랑팔랑거리는 옷으로, 앞을 걷는다. 쉬는 시간에만, 시스터로 돌아가는 것이지만.
    "응? 왜그러신가요-?"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전혀 아니에요"
     걸을 때 마다 팔랑팔랑 움직이는, 짧은 스커트의 옷자락이라던가 무릎 뒤라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니, 말할 수 없다. 엘마리아 씨는, 정말로, 이런 곳이, 천사 혹은 여신이란 말야-. 미니스커트·웨이트리스라는 귀여운 모습으로, 평범하게 직무를 해내는 시스터는, 분명, 그녀 한 명뿐이겠지. 진짜 천사. 아니 진짜 여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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