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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부 - E04「어새신 씨라고 하는 사람」
    소설(백합 아님)/KB부 2019. 3. 26. 15:50

     평소의 던전. 평소의 최하층.

     그리고 평소의 아침. ......이라고 해도, 던전의 안에서는, 시간같은건 알 수 없다.
     탐색하고, 싸우고(한순간에 끝나지만), 먹고, 자고 라는 사이클 속에서, 그냥 눈이 뜨인 시간이 '아침'이라는 느낌.
     그것도 점점 어긋나 가는 것 같아서, 던전을 나와 지상에 돌아갔을 때 우리들은 '점심'인데, 밖은 깜깜하거나 한다. 시차를 원래대로 되돌리는데에, 언제나, 굉장히 고생하는 처지가 된다.
     박식한 마왕님이 말하길, 체내시계? 라고 하는 것이 있어서, 그 덕분에 태양을 보지 않아도 점심과 저녁의 기분이 들게 된다. 하지만 그건 어긋나버리기 때문에, 지상으로 돌아갔을 때에 이상한 일이 된다는 것 같다. 마왕님은 굉장해. 뭐든지 알고 있다.
     그 아침이지만. 리더는 아직, 쿨 쿨하고, 아이처럼 손과 발을 모으고 모포를 끌어안고 자는 중. 저 사람은 몇 살인걸까? 보기엔 13~14살 정도지만. 설마 정말로 그런 나이로 용사를 하고 있던 건 아니겠지? 뭐, 전 용사지만.
     마왕님은, 날이 밝을 때 까지 계속 책을 읽고 있었다는 것 같다. 수면 시간은 한 시간이 안되더라도 괜찮다는 듯, 날이 밝아 카인이 일어나면 교대해서, 정말로, 아주 잠깐동안만 잔다.
     밥이 지어질 때 까지만. 마왕님이 잠든 얼굴을 배견할 수 있다. 이거, 굉장한 일.
     그리고 어새신 씨의 경우는.
     슛. 슛. 슛슛. 툭.
     냄비와 조리기구와 조미료들을 꺼내면서, 카인은, 소리가 나는 쪽에 말을 걸었다.
    "무슨 연습인가요-?"
     어새신 씨는 언제나 아침이 되면 무언가를 하고 있다. 짧은 대거를 들고, 공중을 향해 혼자서 기술을 쓰고 있다.
    "이건...... 특훈."
     카인에게는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서, 목소리만이 돌아온다.
    "무슨 특훈인가요-?"
    "죽이는. 특훈."
     그러고 보니, 그랬다. 어새신 씨는 암살자. 원래, 용사와 마왕, 둘 다 매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간 병기적인 사람이라는 것 같다. 당연하지만 그 전투력은 엄청나다. 뭐라해도, 용사와 마왕을 '틈을 찌르면 죽일 수 있는' 스펙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래도 지금은 휴업중.
     '용사와 마왕을 죽여라'라고 하는 것이, 어새신 씨에게 부여된 '명령'이라는 것 같다. 두사람이 각 각 마왕과 용사를 그만둬버려서, '전 용사와 전 마왕'이 되어버려서, 어새신 씨는 두사람이 '용사와 마왕'으로 돌아가는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다.
     어새신 씨. 너무 고지식해. 이건 이제 '귀엽다'는 레벨.
     물론 '조직'에게는 혼났다는 것 같지만, 그랬더니 조직을 나와서, 어새신 씨는 '명령 실행'을 위해, 'GEφ굿 이터'에 꼭 붙어있게 되었다. 어새신 씨 너무 고지식해. 고지식 귀여워.
     어새신 씨는 처음엔 거리를 두고 있었지만, 밥을 지을 때 마다, 그 거리는 10센티정도씩 가까워져, 지금은 우리들과 같이 평범하게 밥을 먹어주고 있다.
     왠지, 야생의 동물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기분.
     어새신 씨는 모닥불의 빛이 닿는 곳에 이동해 왔다. 드디어 카인에게도, 그 모습이 보이게 됐다.
    "죽인다. 죽일 때. 죽인다면. 죽이면. 죽이자."
     죽인다의 5단 활용을 입 밖으로 내면서, 대거를 휘두른다. 기합을 넣어서 휘두른다.
    "아-. 알겠어요. 과연-. 공중에 가상의 적? 같은 걸 보고있는 거군요-"
     마을에선, 멧돼지라던가 약한 몬스터와 만났을 때를 위해, 막대기를 휘두르는 특훈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공중을 향해 휘두르지는 않고, 반드시, 무언가를 때리고 있었다. 할아버지 전 검사인 할아버지가 말하길, 특훈을 할 때에는 진심으로 때리지 않으면, 만일의 경우에, 제대로 때릴 수 없다는 것 같다.
     그래도 어새신 씨의 특훈은, 좀 더 차원이 높다는 것 같다.
    (......용사와 마왕을 죽일 때의 연습이군요)
     그 때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고, 생각하며, 카인은 입 안에서만 중얼거렸다.
     어새신 씨에게는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소리로 말했을 생각이었지만.
    "아니야."
     어새신 씨는, 대답했다. 들려버렸다. 암살자의 귀는, 정말로, 굉장해.
    "이건...... 카인을. 지키는. 연습."
    "에?"
    "카인을. 덮치는. 녀석. 을. 죽인다. ......위험하지. 않게해."
    "엣? 앗? 그건......?"
     카인은, 어새신 씨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안돼?"
     걱정하는 표정을 하고 그렇게 물었다.
    "아뇨아뇨아뇨! 부디! 부탁드려요! 부디 지켜주세요!"
     카인이 그렇게 말하자, 어새신 씨는, 고개를 숙였다.
     그게 어새신 씨의 '끄덕임'이었다는 것을, 카인은, 제대로 눈치 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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