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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예속의 개 목걸이 2020. 9. 3. 22:44

     약을 먹은 후에 만족스러워하는 안제에게 안내받아 도착한 곳은, 어딘가 다른 세상에 흘러들어오고 만 것만 같은 이 저택과는 맞지 않는, 묘하게 생활감이 느껴지는 커다란 방이었다. 침대에는 속옷이나 옷이 널브러져 있고, 바닥에는 빈병이나 잡지가 굴러다니고 있다. 이곳이 뭐하는 곳인지 모르겠어서 혼란에 빠진 니나에게 안제가 말을 걸었다.

     “자, 그럼 일을 시작해 볼까요♡ 일단 니나 양은 가장 중요한 청소부터 배워주셔야겠어요.”
     “……라고는 해도 이 저택은 메이드들이 매일 관리하고 있으니까, 더러운 곳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처럼 출근하신 건데, 그래서는 부족하지 않을까 해서……”
     “오늘은 저희들 메이드가 쓰고 있는 방을 청소해주셔야겠어요♡”
     “메이드 씨들의 방…….”

     니나는 다시 한 번 방 안을 둘러보았다.

     “그럼, 여기는…….”
     “예. 맞아요. 여기는 저희들의 방…… 기숙사 같은 거예요.”
     “방 하나에 3명 정도의 메이드가 살고 있는데다 나름대로 크기도 하니, 청소하는 보람이 있을 거예요. 게다가 저택을 청소하고 있어서 그런지 자신들의 방에는 관심이 없는 아이가 많아서 꽤 더럽기도 하고요.”
     “확실히…… 깨끗하다고는 하기 힘드네요.”

     방은 더럽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어질러져있기는 하다. 청소하는 보람이 있기는 할 것 같다.

     “청소도구는 저쪽에 있는 선반에 들어있으니까 마음껏 써주세요. 저는 다른 일이 있으니까 도와드릴 수는 없지만…….”
     “네……?”

     예상하지 못한 말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제 씨는 다른 곳에 가시는 건가요?”
     “네. 저는 메이드장이니까요. 꽤 바쁘다고요?”
     “그, 그런가요…….”
     “후후, 설마 제가 없으면 쓸쓸하신가요? 그렇다면 조금 생각해볼 텐데요♡”
     “아, 아뇨! 그렇지 않아요……!”

     서둘러서 부정하자 안제는 살짝 상처받은 것처럼 “그런가요.”라며 입을 삐죽였다. 그 모습을 보고 조금 너무했나, 라는 생각을 하며 니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틀림없이 안제 씨가 무언가를 해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저택에 오기 전부터 그 각오는 했지만, 아무래도 기우였던 것 같다.
     하지만 니나는 알고 있다. 이 개 목걸이가 오늘 하루를 청소만으로 끝낼 리가 없다는 것을.
     그리고 그 예감은 당연하게도 적중했다.

     “알아요. 아직 익숙해지지 않았는데 혼자서 청소를 하는 건 불안하죠. 그래도 괜찮아요. 제대로 저를 대신할 사람을 준비했으니까요.”
     “……대신, 인가요.”
     “예. 자, 들어오세요.”

     짝짝, 하고 안제가 손뼉을 치자, 3명의 메이드가 방안에 들어왔다.

     “소개할게요. 가운데가 아세로라, 왼쪽이 베리, 오른쪽이 알로에…… 니나 양이 들어오기 바로 전에 들어온 신인들이에요.”

     안제의 소개가 끝난 후에, 3명을 대표해 아세로라라고 불린 연한 붉은색 머리카락을 지닌 소녀가 스커트를 양손으로 잡아 올리며 고개를 숙였다.

     “저에게는 후배지만, 니나 양에게는 선배예요. 오늘은 이 선배들에게 가르침을 받으며 힘내주세요♡”
     “아, 네…….”
     “그럼 저는 갈게요. 아세로라, 뒤는 부탁해요.”
     “네. 맡겨주세요.”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애매하게 끄덕였는데, 안제는 깔끔하게 방을 나가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메이드 3명과 니나만이 남게 되었다.

     “그럼…….”

     아세로라라고 불린 소녀는 안제가 나간 문을 살짝 흘겨본 후, 니나에게 시선을 주었다.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관찰하고는 “풉.”하고 웃었다.

     “후…… 후후훗. 그건 그렇고 니나 양. 그거, 엄청난 꼴이네♡”
     “윽!”

     반사적으로 가슴과 기저귀를 손으로 가렸다. 하지만 니나의 작은 손으로는 어느 쪽도 제대로 감추지 못해서, 여전히 그 부끄러운 꼴이 메이드들에게 보이고 있었다.

     “그래? 나는 꽤 마음에 드는데. 이 모습♡ 쪽쪽이가 있었다면 완벽했을 텐데…….”

     비취색 머리카락을 지닌 메이드—— 알로에가 쿡쿡 웃으며 말했다.

     “그랬다가는 진짜 아기처럼 보일 걸요. ……뭐, 그 나이가 돼서도 오줌을 지리니까 아기라고 해도 이상하지는 않네요♡”

     앞머리를 일자로 자른 보라색 머리카락을 지닌 메이드, 베리도 즐거워하며 말했다.
     말하는 내용은 가지각색이었지만, 3명 모두 공통점은 있었다. 그것은 니나를 놀리며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 니나 양. 시작할까요. 저희가 당신을 제대로 교육해 줄게요♡”

     아세로라는 요염하게 미소 지었다. 그 뒤에서 2명의 메이드도 입맛을 다시는 것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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