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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2. 소녀의 순진한 수치 공격 1/2
    소설/예속의 개 목걸이 2020. 8. 14. 22:14

     “괜찮나요? 그렇게 느긋하게 있으면 또——”

     필름이 말하는 도중에 철컥, 하고 마치 짜기라도 한 것 같은 타이밍에 문이 열렸다.

     “……아~아. 또 누가 왔네요♡”
     “그, 그럴 수가, 또……”

     절망으로 얼굴이 일그러지는 니나. 하지만 필름에게는 용서가 없었다.

     “게다가 저 사람은…… 후후, 아무래도 이쪽에 오는 것 같네요♡”
     “어……?!”

     필름의 말에 서둘러서 로커 건너편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자, 확실히 이쪽에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새로 들어온 ‘누군가’는 첫 번째 로커가 아니라 이 두 번째 로커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았다.

     “싫……어, 어, 어떡하지……?!”
     “어떡하냐니…… 선택지는 두 개죠. 포기하고 선배의 알몸을 보여주든가, 저 사람이 올 때까지 두 번 가버리는 거죠…… 뭐, 후자는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그럴 수가…… 싫어, 싫어어……”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도망치지도 못하고 떼를 쓰는 아이처럼 싫다며 고개를 흔든다. 니나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발소리의 주인이 오지 않도록 비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신은 무정했다. 발소리는 착실하게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심장이 두근두근 요동쳤다. 그리고 니나는 눈치채고 싶지 않았지만, 동시에 흥분도가 높아지고 있었다. 혹시 이러고 있는 걸 들킨다면—— 그 상황을 상상하자, 방금 갔을 때처럼 뱃속이 꼬옥하고 수축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변태가 아니야……! 보여지는 걸로 기뻐하지는 않아……!’

     그걸 눈치챘으면서도 니나는 그 감각을 부정한다. 아니, 부정하는 걸로 어떻게든 자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뭔가, 뭔가 없는 거야?! 여기서 탈출할 방법, 움직일 방법, 숨을 방법, 뭐든 상관없으니까……!’

     뭔가 잘 넘어갈 방법이 없을까, 니나는 지식을 쥐어 짜냈지만, 그런 방법이 순식간에 떠오를 리도 없어서 결국 사람의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어라, 아까 봤던 언니네.”
     “……어.”

     예상 밖의 인물이 나타나, 니나의 입이 딱 벌어졌다. 니나 앞에 나타난 것은, 아까 수영복을 주워준 소녀였다.

     “아! 언니 또 알몸이네! 아까 말했잖아. 제대로 옷을 입어야 된다고!”
     “어…… 아…… 아, 아냐, 이러고 있는 건——”
     “‘말하지 말아 주세요.’”
     “읍?!”

     소녀에게 당황하며 변명을 하려고 한 니나의 입이 부탁에 의해 꽉 닫혔다.

     ‘뭐, 뭐지……?’

     갑작스러운 부탁에 당황하고 만다.

     “있잖니, 아가씨.”
     “응?”

     필름이 악랄한 미소를 지으며 소녀에게 말을 걸었다.

     “처음 보는 거지? 나는 필름이라고 해. 이 언니의 후배…… 아니, 친구야.”
     “친구……? 앗!! 이 언니한테 이상한 벌게임을 시킨 건 언니였구나!”

     소녀가 필름에게 다가갔다.

     “벌게임…… 아아, 알몸으로 수영시킨 거?”
     “그래! 그러면 안 되지! 수영장은 공공장소니까 그런 꼴을 시키면 다른 사람한테 민폐가 되잖아!”

     소녀의 정론이 필름을 덮쳤다. 그걸 입 다물고(부탁 때문에 다물고 있는 것밖에 못하지만) 보며, 니나는 마음속으로 “잘한다. 좀 더 해라.”며 소녀를 응원하고 있었다. 어린 소녀에게 설교를 들으면 마음에 꽂힐 것이다. 아까 전에 자신이 죽을 정도의 부끄러움과 함께 체험했으니까 틀림없다. 필름도 그 기분을 맛보면 이 최악의 벌게임을 끝내 줄지도 모른다.
     ……라는 무른 생각을 하고 있는 니나를 비웃듯이 필름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은 말야…… 이 언니, 병이거든.”
     “병……? 어, 어디 아파?”

     ‘뭐? 병?’

     갑자기 의미 모를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니나는 자타가 공인하는 건강한 몸을 가진 사람이다. 감기조차 걸린 적이 없고, 상처도 모험가라는 직업치고는 적은 편이다. 그런 자신이 병에 걸려있을 리가 없다는 건 필름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음 한 마디가 니나의 반응을 바꿔버렸다.

     “언니는 말이야, 알몸으로 야한 짓을 하지 않으면 죽어버리는 병에 걸렸단다.”

     ‘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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