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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9. 도망의 대가
    소설/예속의 개 목걸이 2020. 8. 11. 22:10

     “어, 왜 이런 곳에……!”
     “그건 제가 할 말인데요, 선배. 설마——”
     “힉……”

     필름에게서 웃음기가 사라지고 안광이 날카로워졌다.

     “도망치려고 한 건 아니죠?”
     “그, 그건……”

     말을 잇지 못하는 니나를 보며 필름은 “하아.”라며 커다란 한숨을 내쉬었다.

     “아까는 제가 걱정이라는 둥 말했으면서…… 하아, 저를 속인 거군요.”
     “아, 아냐, 그건 진심으로——!”
     “사실은 자신이 야한 일을 당하고 싶지 않은 것뿐이었고, 저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던 거죠?”
     “아니야, 그건, 정말로!”
     “됐어요. 이제. 변명 따위는 듣지 않을 거예요.”

     필름의 목소리는 무서울 정도로 무감정했다.

     “아~아…… 벌게임, 좀 적당히 할 예정이었지만……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도, 도대체 뭘……?”

     니나의 겁먹은 표정을 보고 약간은 만족한 것인지, 필름은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지금부터 여기서 3번 갈 때까지 계속 자위해 주세요.”
     “뭐?!”

     ‘여기서라니…… 설마 뒤쪽에 있는 개인실에서 자위를 하라는 거야?!’

     로커 뒤쪽에 설치된 옷을 갈아입기 위한 개인실에 눈길을 준다. 문이라는 것은 없고, 얇은 커튼 한 장으로 시야를 가리는 간소한 물건이었다.
     목소리를 내면 당연히 밖으로 새어나가고, 니나에게도 밖에 있는 사람의 기색이 전해지기 때문에 큰 수치심을 맛보게 될 것이다.
     게다가 그냥 자위하는 게 아니라 3번이나 가버려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니나의 온몸이 감도가 올라간 상태라고 해도 그것을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도…… 그래도 해야만 해……’

     쉽지는 않지만, 더 이상 니나가 이곳에서 도망갈 방법은 없는 것이다. 안 그래도 니나는 행위 도중에 도망치려고 한 바람에 필름의 화를 샀는데 이 이상 반항하면 어떤 부탁을 받게 될지 모른다.

     “알겠어…… 하면 되잖아.”
     “그래요 솔직한 게 제일이죠…… 응?”

     짜내듯이 말을 꺼낸 후에 개인실에 들어가려고 한 니나를 필름이 잡아 세웠다.

     “왜, 왜……?”
     “그건 제가 할 말인데요. 왜 개인실에 들어가려고 하세요?”
     “……어? 뭐?!”

     필름은 무슨 말을 하는 거지, 라며 혼란해하는 니나의 수영복을 붙잡아 발목까지 끌어내렸다.

     “뭐하는 거야?!”
     “후후…… 지금부터 선배는 ‘여기서’ 3번 가주셔야겠어요.”
     “……뭐?”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지금 눈앞에 있는 친구가 한 말을 믿을 수가 없다.

     “어, ……어? 여기는 손님들이 쓰는 곳인데? 사, 사람도 평범하게 오는데?”
     “아는데요? 그 정도는. ……그러니까 좋은 거잖아요♡”
     “시, 싫어……”

     붙잡힌 손을 떨쳐내고 도망치려는 니나의 손을 필름이 다시 붙잡는다.

     “또 도망치려고 하시네. 안 돼요. ‘3번 갈 때까지 여기서 이동하지 말아 주세요.’”
     “우…… 아, 너, 너무해……”

     또다시 옷을 잃고, 부탁을 받게 되어 도망치지 못하는 상황에 빠진 니나의 표정이 절망으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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