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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예속의 개 목걸이 2020. 8. 9. 19:27

     즐겁다는 듯이 활짝 웃으며 수영장에서 달리는 필름을 니나는 씁쓸한 표정으로 배웅했다.
     아마도 돌아오면 또 새로운 괴롭힘을 당하게 될 것이다. 애초에 지금 이곳을 떠난 이유도 그 괴롭힘에 필요한 물건을 가지러 간 걸지도 모른다.

     “다음엔 도대체 뭘……”

     꼬옥, 하고 자신의 몸을 감싼다. 이 이상 자신의 몸이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이상하게 돼 버리는 것이, 니나는 마음속으로부터 무서웠다.

     “슬슬 추워졌네…… 이제 돌아갈까?”
     “응~ 그러게. 배도 고프고, 밥이라도 먹고 가자.”

     눈앞을 커플처럼 보이는 두 사람이 지나쳤다. 그 대화를 적당히 흘려듣던 니나였지만, 갑자기 “아.”라며 자신도 모르게 말이 흘러나왔다.

     ‘지금이라면 도망칠 수 있는 거 아냐……?’

     손도 발도 못 쓰는 상황이 너무 많아서 그 선택지가 지금까지 떠오르지 않았었다. 그렇다. 지금 필름은 이곳에서 떨어져 있는 데다, 니나도 수영복을 제대로 입고 있으니 물에서 나가도 주위에서 이상하다는 시선을 받을 일도 없다. 게다가 필름에게는 아직 다음 주에 만나자는 부탁을 받지 않았다. 즉 지금 도망에 성공하면 필름에게서 해방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그치만……”

     꿀꺽, 침을 삼킨다. 냉정하게 사고한다. 애초에 필름은 니나가 살고 있는 곳을 알고 있다. 지금 도망쳐봤자 집에 찾아오면 끝인 데다 설령 밖으로 숨는다고 해도 개 목걸이의 힘 때문에 주위의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는 것이다. 지금 도망치는 게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은 명백하다.

     ‘알고 있는데……!’

     그런데도 눈앞에 있는 위협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나도 크다. 이대로 이곳에 남아있으면 무슨 짓을 당할지 모른다. ‘도망치고 싶다’는 의지를 억누르는 것은 불가능했다.

     “윽.”

     서둘러서 흐트러진 수영복을 제대로 입는다. 도망치기로 정했다면 꾸물거릴 여유는 없다. 언제 필름이 돌아올지 모르는 것이다.
     수영복에 이상한 곳이 없는가 재빠르게 확인하고 물 밖으로 나와서 옷과 짐이 놓여있는 로커 룸을 향해 달렸다.

     ‘바로 갈아입고, 짐을 들고, 숙소가 아닌 다른 곳으로 도망쳐야 해……!’

     적어도 오늘만이라도 그때부터 매일 이어지고 있는 지옥 같은 나날에서 빠져나가고 싶다. 그저 그뿐이었다.

     “도착했어……!”

     로커 룸 앞에 도착해 거친 숨을 내쉰다. 이곳에 오며 계속 주위를 경계했지만, 필름은 아마도 아직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빨리, 빨리 갈아입고 필름에게 들키기 전에 수영장을……!’

     서둘러서 로커 룸의 문을 열자——

     “……선배?”
     “……아.”

     니나의 뇌리에 절망이라는 두 글자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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