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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3. 무너지는 일상 1/2
    소설/예속의 개 목걸이 2020. 7. 6. 22:11

     “……응.”

     주름진 시트 위의 가냘픈 몸이 흔들린다.

     “후아……”

     그리고 커다란 하품. 졸린 눈을 비비며 소녀—— 니나는 기지개를 켰다.

     ‘지금 몇 시지…… 엄청나게 잔 것 같은데.’

     그 후에 언제 잠들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꿈을 본 기억도 없으니 아마도 상당히 깊은 잠에 빠져있었나 보다. 평소에는 아침에 약하지 않은 니나가 너무 잘 자서 오늘은 몸이 뻐근할 정도다.

     ‘……샤워도 안 하고 잤던가.’

     하반신에 느껴지는 불쾌한 감각에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찌푸려진다. 덮고 있던 이불을 젖히자, 안에서 야한 냄새가 진하게 풍겨와서, 니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시트를 바꾼 의미가 없네.”

     푸념을 늘어놓으며 냄새나는 이불을 발로 차서 바닥에 떨어뜨린다. 일하는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것도 내놔야 하겠지.
     모든 것을 내던지고 잠든 자신이 미웠지만, 그렇게 힘들었으니 어쩔 수 없다고 납득하는 자신도 있었다.
     후우, 하고 또다시 커다란 한숨을 내쉰다. 어쩔 수 없지.

     “일단은…… 샤워라도 해야지. 그리고——”

     간단한 예정을 세운 후, 니나는 움직이기 위해 천천히 일어났다.



     어떻게든 일들을 처리하고 나니 이미 정오가 되어 있었다. 환기를 위해 열어둔 창문에서 눈부신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다.
     니나는 새로운 시트 위에 허리를 내리고는

     ‘리아스가 없어서 다행이야……’

     라고 미안하게 생각하면서도 친구가 없는 것에 안도한다.
     만약 지금 리아스가 있었다면 1주일동안 하루도 쉬지 못해서 니나의 정신은 엉망진창이 되었을 것이다. 만약 그랬으면 지금쯤 니나는 미쳐버렸을 것이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도 있으니까……”

     니나에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귀중한 한가한 시간. 그것을 쓸데없는 시간으로 만들 수는 없다. 니나는 방에 있는 거울로 이동해 자신의 몸—— 정확하게는 개 목걸이를 보았다.

     “좋아.”

     기합을 넣고 양손으로 개 목걸이를 잡는다. 그렇다. 니나는 이 시간을 이용해 ‘개 목걸이의 해주(解呪)’를 하려는 것이다.
     리네아 정도는 아니지만, 니나도 어느 정도는 해주를 할 수 있다. 게다가 마법이라는 커다란 범주로 본다면 니나는 모험가 중에서도 위쪽에 위치할 자신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은 자신의 눈과 힘으로 개 목걸이의 정체를 알아보려는 것이다. 해주까지는 못하더라도 무언가 힌트가 될 만한 것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순식간에 3시간이 지났다.


     “……안 되네.”

     성과는 없었다.
     리네아가 해주하려고 했을 때처럼 연기가 나오지도 않았고, 결국 아무런 반응도 없이 마력이 동나고 말았다.
     뭐, 니나도 그 리네아조차 해주하지 못한 아이템을 자신이 몇 시간 힘낸 정도로 어떻게 될 거라 생각할 정도로 낙관적이지는 않다. 안 될 걸 알면서도 한 것이기 때문에 정신적인 충격은 그렇게 크지 않았지만……

     ‘어떻게 해야 되지.’

     이걸로 정말로 모든 것을 시험해 본 게 된다. 자신의 힘으로 개 목걸이를 벗는 것은 불가능하고, 힌트조차 얻지 못했다. 누군가에게 부탁하려고 해도 저주 내성을 부여하는 아이템——그것도 강력한 것——이 없는 한은 그 상대조차 이상해지고 만다. 솔직하게 말해서 지금 상황은 흔히 말하는 ‘막혔다’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수는 없다. 리아스나 리네아, 필름 등, 친구들이 이상해지고 말았다는 상황이고, 호의로 자신을 도와준 미라르마가 현재도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는 것이다. 타개책이 없다는 정도로 포기해 버린다면 그녀들에게 고개를 들 수 없다.
     니나 자신도 지금이 절망적인 상황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주에는 당하기만 하지 말고 제대로 힌트를 찾아내야 해.’

     개 목걸이의 영향을 받은 사람에게 어떤 효과가 있는 것인지, 관련성은 있는 건지 같은 작은 힌트에서 개 목걸이를 벗을 단서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보람 없이 끝날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당하기만 하는 것보다는 정신적으로 훨씬 낫다.

     “……좀 더 확실하게 정신을 차려야 해.”

     내일부터 또 그녀들에 의한 조교를 받아야 하는데, 힌트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하기 위해서는 니나 자신이 냉정해야 한다. 지금까지처럼 쾌락에 농락당해서 흘러가는 대로 절정을 반복해서는 희망이 없다.
     지금은 조금이라도 쉬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해야——

     “……어.”

     그런 생각을 하다 니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의 오른손이 바지 위로 음부를 가볍게 쓰다듬고 있다는 것에 눈치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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