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KB부 - 02「어드바이스」
    소설(백합 아님)/KB부 2019. 3. 25. 16:50

    "그리고, 또 하나 말하겠는데"

     홍차를 후르륵 마시며, 부장님이 말한다. 창작 노트를 본 채로 그렇게 말했다.
    "이제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어차피 지적하시는 거죠-? 저는 유리 멘탈이라구요. 부장님 처럼 초합금 혹은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지지 않았단 말이에요. 칭찬받는건 대 환영이지만. 비방도 비난도 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칭찬받아 잘 하게 되는 아이라구요. 그거. 자신 있어요."
    "......상당히 예방선을 팍팍 세우는구만"
    "부장님이 너무 엄하신거에요"
    "......그래서, 이제 된거냐?"
    "네. 이제 됐어요. 각오 완료했으니까요. ......부디"
    "이 작품의 주인공은 어째서, 이렇게 인기 많은거냐?"
    "에? 인기 많나요? 들볶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뭐. 개인의 주관은 사람마다 다르니까, 그건 그렇다 치고......"
    "됐나요. 된거죠. 이제 거기는 말하면 안돼요?"
     못을 박는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못을 박았다.
     부장님의 지적은 정곡을 찌르는 일이 많지만...... 너무 신랄해서 무섭다. '나온 못은 박힌다'라는 속담이 있지만, 부장님의 지도법은, 더욱 그 '위'를 간다. '박혀서 들어가는 건! 개성이라고 안해!'같은걸 말한다, 머리가 이상한거 아닌가 하는 느낌.
    "뭔가......, 뭐, 구석구석-......, 읽히기는 하지만-"
    "제대로 말해주세요. 그 이빨 사이에 뭐가 낀듯한 말. 부장님 답지 않아요"
    "그럼 말하겠는데. ......이런거. 어디가 재밌는거냐? 느긋히 있을 뿐인데?"
    "아뇨. 재밌는가 어떤가가 아니라, 귀여운가 어떤가로 평가해 주세요. 스토리물이 아니라, 이건 캐릭물이니까요"
    "일상계......, 였나, 하는거? 나, 잘 모른단 말이지-?"
    "그래도 뭔가 어드바이스 주세요-. 부장님이 우리들 중에선 가장 비교적 감성이 제대로 됀 편이니까요"
     어째선지 거기서, 시온 선배, 메구미 쨩, 키라라 선배 3 명이, 동시에, 움찔한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얼굴을 향하자, 슬쩍, 시선을 피해버리고 말았다. 그 정체는 파악할 수 없었다.
    "으-음......"
    "부장님. 주세요. 어드바이스. 부탁드려요"
    "좋아, 알겠다. 어드바이스를 해 주지! 때리고 차고 때리고 차고 의, 배틀 신을 넣어라. 잔뜩 넣어라! 그리고 특훈 신이지! 역전 전의 우울 전개지! 지나가는 회지! 스트레스를 모으고 모으고 모아서...... 빠-앙! 하고 대 역전이지! 이거 중요하지!"
    "부장님에게는 무리였을지도 모르겠네요"
    "나! 안됐다! 선배 실격당했다!?"
    "으~응...... 때리고 차고는 어쨋든, 좀 더 특수한 일을 시켜서, 캐릭터를 살리는 편이 좋을까요? ......살살 무는 캐릭터 같은?"
    "나! 물어! 인간님을! 무는 캐릭터가 되어버리는 거야!?"
    "시온 선배는, 좀 더 어설프게 만드는 쪽이 좋으려나-?"
    "후, 후후후......, 나는 어설픈 너구리책사에 예쁜 누나가 되버리는 듯 하네"
    "시노미야 구-운, 홍차 다음 잔, 어떤가요-?"
     공책을 앞에다 두고, 이것 저것 적어보며 생각하고 있었더니, 메구미 쨩이 아이스티의 다음 잔을 가져와 주었다.
    "아. 고마워. 메구미 쨩"
     얼음이 떠있고 이슬도 맺혀있는, 맛있어 보이는 아이스티에 손을 뻗으려고 하자.
     휙, 하고, 지나가 버리고 말았다.
     어라? 어랏? 어라어랏?
    "안돼요-. 내주지 않는 사람에게는, 다음 잔, 안줄거에요-"
     메구미 쨩은 아이스티의 컵을 뒤로 빼며, 그렇게 말했다.
     얼굴에는 수수께기같은 미소를 지으며, '기다려'의 포즈를 취했다.
    "에? 뭐? 뭐가? 나, 뭔가 해버렸어? 내줘? 뭐를?"
    "푸-, 큭큭! 부인. 이 쿄로 자식은, 모르는 것 같네요!"
    "그렇네요. 부인. 이건 귀여워해주면 되는걸까나? 아니면 기득 권익에 빠져있어야 하려나?"
    "에? 에? 에? 잠깐!? 부장님도, 스메라기...... 시, 시온 선배도, 알고 있다면, 알려주세요-? 저, 진짜로 모르겠는데요-?"
    "내달라는 거야. 메구도 키라라 녀석도. 소설 속에 등장시키라고 말야. 너. 여심. 모르는 녀석이구만-"
    "그거에요? 여심, 전혀 관계 없죠?"
    "됐으니까 써라! 쓰지 않는 돼지는, 그냥 돼지다!"
    "꾸-울"
     나는, 썼다. 빨리 썼다.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