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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 치욕적인 촬영회 · 하편 2/2
    소설/예속의 개 목걸이 2020. 5. 7. 21:35

     술집의 특성상 저런 상황에 종종 조우한다.
     취한 기세로 라던가, 커플이 꽁냥댄다던가 개인적인 공간을 제공하는 이상 어쩔 수 없다고 점원—— 플랑은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보통은 저런 상황과 조우해도 냉정하게 판단해서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지만, 오늘만은 동요를 숨기지 못하고 반쯤 도망치는 형태로 방을 나오고 말았다.
     그 이유를 솔직하게 말하면, 그 행위를 하고 있던 사람의 외모 때문이다. 가슴을 드러낸 회색 머리칼의 소녀를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플랑은 볼을 붉혔다.

     ‘좋은 걸 봐 버렸네’

     어려보이는 외모와 선정적인 포즈. 그 모든 것이 플랑의 스트라이크 존을 꿰뚫고 있어서, 집에 놓아둔 포르노 잡지를 볼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흥분이 지금도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

     “플랑 쨔~앙! 요리 가져다주렴!!”
     “앗, 네~에!”

     멍하니 소녀의 모습을 떠올리다 반응이 느려지고 말았다.
     플랑은 서둘러서 요리가 놓인 테이블로 발을 옮겼다.

     ‘안 돼 안 돼, 지금은 일하는 중이야’

     뺨을 한 번 치고 기합을 넣는다.
     끝나고 집에 가면 마음껏 그 애를 떠올리며 자위하자는 최악의 결의를 하며 준비된 요리를 쟁반에 올렸다.
     그리고 그것을 가져가야 할 방을 확인하고——
     “앗!”이라며 환성을 지른다.

     ‘이거, 방금 그 방이다’

     운이 좋다며 플랑은 마음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기합을 넣었던 마음에서 기합이 빠지며, 다시금 머릿속을 성욕이 지배한다.

     ‘아직 하고 있으려나, 딱 한 번이면 되니까 또 보여줬으면 좋겠다’

     머릿속에 소녀의 탄력 있어 보이는 가슴과 떨고 있는 모습이 재생되어, 일하는 중인데도 입꼬리가 올라가고 만다.
     자연스레 걸음이 빨라져 금방 방에 도착해, 비어있는 손으로 문을 노크한다.

     “저, 저기, 지금 들어가도 될까요?”

     기대와 긴장으로 목소리가 떨린다.

     “……”

     ‘어라? 대답이 없네?’

     십 초 정도 기다려봤지만, 대답이 돌아오질 않는다. 설마 돌아갔나, 라는 의문이 떠올랐지만 아무리 그래도 요리를 부탁해놓고 먹지 않고 돌아가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을 고친다.

     ‘서, 설마 내가 온 것조차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열중하고 있는 건가!?’

     망상이 점점 부풀어 오른다.

     ‘마실 걸 가져왔을 때에는 애무까지 했었고 호, 혹시 세, 섹스까지……?’

     머릿속에서 소녀가 팬티에 손가락을 넣어져 신음을 흘리는 모습이 떠올라, 풀어졌던 입이 더욱 풀어진다.

     ‘호, 혹시 하는 중이라면, 살짝 훔쳐봐도…… 들키지 않겠지?’

     아직까지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 문을 쳐다보며 침을 삼킨다.
     개인적인 공간을 보장한다는 콘셉트를 생각하면 플랑의 행동은 손님을 배신하는 최악의 행동이지만 떠오르는 망상과 호기심이 윤리관을 날려버린다.

     ‘이건……, 그래, 이건 손님이 룸에서 이상한 일을 꾸미지 않는 지 조사하는 것일 뿐이야……’

     궁색한 변명을 자신에게 들려주며 문고리를 잡는다.

     “네, 괜찮아요♡”
     “히얏”

     갑자기 나온 대답에 놀라서 반쯤 돌아간 문고리에서 손을 땐다.

     ‘대답이 너무 느려! ……아, 혹시, 정말로 보이면 안 되는 행위를 해서, 옷을 입느라 시간이 걸렸다던가!? 으으…… 빨리 훔쳐봤어야 했는데……’

     깊은 후회가 플랑을 덮쳤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때버렸던 손을 다시 문고리에 올리고 문을 연다.

     “어……, 어……?”

     하지만 방 안을 본 순간 플랑은 말을 잊는다. 눈에 들어온 광경이 플랑의 망상을 능가했기 때문이다.

     “소, 손님! 가게에서 무슨 짓을 하고 계신 거예요!!”

     몇 초인가 말을 잊었던 플랑이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소리친다.

     ‘가, 가슴은커녕 노팬티로 보지를 다 드러내다니, 이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섹스 하는 걸 보고 싶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당당하게 보여주면 동요를 할 수밖에 없다.
     플랑의 망상은 ‘조금 전에는 가슴을 봤으니까 이번엔 팬티를 볼 수 있으려나’ 라던가, ‘애무 당해서 느껴버리는 걸 보고 싶다’ 정도였다. 그랬는데 지금 소녀의 모습은 어떤가.
     상 위에 앉아서 가슴을 노출시키며 하반신은 다리를 쫙 벌리고 있다. 게다가 팬티도 입지 않은 채로 스스로 음부를 좌우로 벌려서 안까지 전부 보여주고 있다.

     ‘와, 와아, 진짜다. 무수정, 보지……’

     엄청난 사태에 허둥대는 내심과는 반대로 몸은 자연스럽게 그 부위를 바라보고 만다. 영상이나 사진이 아닌, 진짜 여성기에서 눈을 땔 수가 없다.

     “보, 보히 마……”

     귀여운 목소리로 작게 웅얼거린다.
     그 목소리가 들린 순간 튕기듯이 시선을 돌리는 플랑.
     다 들킬 정도로 빤히 쳐다보고 만 자신이 부끄러워져서 볼이 빨개진다.
     하지만 부끄러운 것은 소녀도 마찬가지인 듯, 치태를 드러냈다는 수치심으로 볼을 농익은 과일처럼 새빨갛게 붉혔고, 눈동자에는 눈물이 고여 있다.

     ‘부, 부끄럽다면 빨리 숨기지……. 호, 혹시 그런 취미를 가지고 있는 건가? 노, 노출광이라는 녀석……?’

     처음 떠오른 생각은 그랬지만, 또 다른 가능성이 떠올라 생각을 바꾼다.

     ‘혹시 협박을 당하고 있는 건가?’

     상 위에서 치태를 드러내고 있는 소녀에게 다시 시선을 준다. 본능에 거슬러 가능한 한 하반신에는 시선을 주지 않고 표정만을 보자, 협박을 당하고 있다는 설이 힘을 갖는다.
     분명 새빨간 얼굴은 흥분한 것처럼 보이지만, 눈물이 고여 있는 눈동자는 흥분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힘들다.
     이번엔 옆에서 웃고 있는 소녀에게 시선을 돌린다.
     목에 커다란 카메라를 걸고 있는 것이 특징적인 갈색 머리카락의 소녀는, 지금 당장에라도 먹어버리고 싶다는 표정으로 회색 머리카락의 소녀를 바라보고 있다.
     의심하는 것은 실례일지도 모르지만 회색 머리카락의 소녀와 카메라를 들고 있는 소녀, 두 사람을 보니 협박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

     ‘어떻게 하지……’

     카메라를 든 소녀에게 지금 당장 그만 두라고 할 정도의 배짱은 없다. 하지만 이대로 방치하고 요리만을 두고 가는 것도 좀 그렇다.

     ‘조금만 더, 상태를 지켜볼까?’

     혹시 협박을 당하고 있는 거라면 도와주고 싶다는 약간의 양심과 가능한 한 길게 소녀를 보고 싶다는 마음에 지켜보기를 결심한다.

     “저, 저기, 손님. 여기는 음식점이니까, 그런 행위는 가게 밖에서 해주셨으면 하는데요……”

     지금 이 장소에서 가장 효과적일 정론을 말해본다.
     효과가 있었는지 카메라를 든 소녀는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야~, 뭐, 확실히 가게로서는 민폐죠”

     그렇게 말하고는 가방 속을 뒤지더니 종이 같은 것을 꺼내서 플랑에게 쥐여 준다.

     “이걸 줄 테니까, 눈 좀 감아주시면 안 될까요?”
     “뭐, 뭔가요……? 돈이라면 받지……!?”

     플랑의 말이 멈춘다.
     그녀가 쥐여 준 것은 한 장의 사진. 부끄러운 꼴을 하고 있는 소녀의 사진이었다.

     “그, 그겅 주명 앙——”
     “아, 선배는 좀 ‘조용히 해주세요’”
     “——!!!”

     사진을 줬다는 것에 동요하는 소녀를 보고, 플랑은 침을 삼킨다.

     “이, 이, 이, 이거!?”
     “아~, 죄송해요. 부족하죠♡ 이거라던가, 이런 건 어때요?”

     ‘우와…… 이거, 굉장해…… 야한 부분이 무수정으로 전부 보이잖아……!’

     건네진 사진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군침이 돈다.
     가게에서 사는 모자이크가 되어 있는 사진집이 아니라, 소중한 부분이 감춰지지 않고 전부 보이는 무수정판. 게다가 피사체는 스트라이크 존 한복판을 꿰뚫는 소녀.
     플랑에게는 입에서 손이 나올 정도로 가지고 싶은 물건이다.

     “이, 이런 걸 받을 순 없어요! 이, 이런 촬영은 다른 곳에서 해주세요!!”

     ‘으으…… 사실은 가지고 싶지만……’

     본심은 그래도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힘들다.
     여기서 사진을 받고 모르는 척을 한다고 해도, 그것을 들켰을 때의 리스크가 너무나도 크다. 싸움이 서툴러서 모험가가 되지 못한 플랑에게 이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 있다. 힘들게 들어온 이 술집에서, 자신의 성욕 때문에 해고당한다면 웃음거리도 되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역시 원해’

     거절을 하기는 했지만 플랑은 명백하게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실제로 거절할 것이라면, 바로 방을 나가서 가게의 책임자에게 보고하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후의 생활과 저울질을 할 정도로 사진에 집착하고 있다는 증거다.

     “괜찮아요? 정말로 필요 없어요? 이런 찬스는 이제 없을지도 모르는데?”
     “그치만……, 그치, 만”

     사진을 눈앞에서 흔들며 플랑을 유혹한다.
     그 한마디 한마디가 플랑의 정의감이나 양심을 한 장씩 벗겨내 진심을 폭로시키려고 한다.

     “이렇게 귀여운 애의 보지를 볼 기회는 이제 없을지도 모른다고요? 정말로 관심 없어요?”
     “관심 없……을리, 없잖아요……”

     그만 본심을 말하고 말아, 카메라를 든 소녀가 웃는다.

     “그렇다면, 보세요♡ 원하는 만큼 봐주셔도 돼요”
     “꺅!”

     카메라를 든 소녀에게 등을 떠밀렸다. 세게 밀린 것도 아닌데 플랑의 몸은 치태를 드러내고 있는 소녀 앞에 무릎 꿇었다.

     “아, 아, 아”

     플랑의 눈앞에 벌려져서 안까지 확실하게 보이는 핑크색의 질내가 나타났다.
     플랑의 시선이 그곳을 보는 것만으로도 움찔거리며 안에서 애액을 분비시키고 있었다.

     ‘이 사람, 흥분하고 있어…… 얼굴도 모르는 타인에게 소중한 부분을 보여져서’

     흘깃 본 소녀의 얼굴은 귓불까지 새빨갛게 물들어있었다. 입을 뻐끔거리는 것은 엄청난 부끄러움에 목소리가 나오지 않기 때문일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안에서 점점 꿀을 분비시키고 있는 것은 틀림없이 소녀가 흥분하고 있기 때문이겠지.
     그 태도와 상태의 언밸런스함이 더욱 흥분을 부채질한다.

     “————!?”
     “아, 죄, 죄송해요!!”

     너무 흥분해서 무의식적으로 몸이 앞쪽으로 쏠렸는지, 숨결이 음부에 닿아 서둘러 거리를 두고 일어선다.

     “더 자세하게 봐도 되는데요? 원한다면 만져보셔도 되요♡”
     “아, 아뇨…… 거, 거기까지는”

     ‘내 심장이 버티지 못할 것 같으니……’

     몇 번인가 심호흡을 해서 마음을 진정시킨다.
     하지만 뇌리에 박힌 조금 전의 광경이 플랑의 마음을 휘젓는다.
     방금까지 있었던 정의감이 완전히 사라지고 머릿속이 핑크색으로 가득 찼다.

     “그래요? ……그럼 거꾸로 이쪽의 부탁을 들어주실 수 있으신가요?”
     “부탁, 이요?”
     “네. 라고 해도 간단한 거지만요. 오늘 일을 누구한테도 말하지 말아주세요”
     “……그건, 가게 사람에게 말하지 말아달라는 거죠?”
     “맞아요. 선배의 보지를 봐서 용서해주시지 않을래요?”
     “……”

     침묵을 고민이라고 판단한 건지 카메라를 든 소녀가 말을 꺼낸다.

     “사진도 드릴 테니까요! 관심 없는 건, 아니죠?”
     “……아, 네”

     ‘협박을 거든 데에다 사진까지 받다니, 나는 쓰레기야…… 그래도’

     받은 사진을 보자, 죄악감은 색욕으로 덧씌워져 갔다.
     사진을 주머니에 넣고, 내팽개쳐둔 쟁반을 줍는다.

     “알겠, 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 는 걸로 하면 되겠죠?”
     “네! 아, 또 이 가게에 올 거라고 생각하니까, 그 때도 협력해 주시면 안 될까요?”
     “윽, 아, 알겠습니다”

     살짝 흐트러진 제복을 고치고, 아직도 치태를 드러내고 있는 소녀와 카메라를 든 소녀에게 고개를 숙인다.

     “그럼, 시, 실례했습니다”
     “네~에♡ 수고하셨습니다♡”

     몽유병 환자처럼 비틀비틀 걸으며 복도로 나온다.
     마치 그 방과는 다른 세계인 것처럼 떠들썩한 복도를 걸으며, 플랑은 머릿속에 새겨진 소녀의 모습을 떠올렸다.



     쾅, 하고 문이 닫힌다.
     소녀—— 니나는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아하하, 이제 ‘마음대로 움직이셔도 돼요’. 선배♡”

     말해지는 것과 동시에 다리에서 힘이 풀려 상 위에 주저앉는 형태가 되며, 입에 물고 있던 옷이 떨어져, 부끄럽지 않은 모습이 된 니나는 고개를 숙인채로 어깨를 떨고 있다.

     “왜……”
     “어, 왜요?”
     “왜! 사진을 건네준 거야!? 그, 그런 사진, 혹시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라도 한다면, 나……”
     “아아, 그것 때문에 풀죽은 거예요? 괜찮다니까요. 그 점원이라면 그런 일 안 할 테니까”
     “무, 무슨 근거로!”

     무책임한 말에 니나는 화를 낸다.

     “그 애, 제 예상이 맞으면 상당한 변태예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에게 보여줘서 리스크를 지는 것보다, 누구한테도 보여주지 않고 집에서 혼자 즐기는 걸 고를걸요”
     “즐긴다, 니……”
     “어라? 몰라요? 자위라고요, 자위♡ 틀림없이 집에 가면 선배의 사진으로 자위할걸요”
     “……읏!”

     자신의 사진이 어떻게 쓰일지 쉽게 상상이 가버려, 엄청난 부끄러움에 몸을 떠는 니나.

     “그러니까 그렇게 걱정 안 하셔도 돼요. 뭐,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요♡”
     “어…… 내일?”
     “네”

     안 좋은 예감이 든다.
     풀죽어있던 몸을 서둘러 일으켜서 밖으로 도망치려고 하지만, 당연히 소리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는 없었다.

     “‘내일은 이른 아침부터 던전 앞에서 집합’, 어때요. 선배♡”
     “우…… 아아, 너무, 해”

     지금 가장 듣고 싶지 않았던 ‘부탁’을 당해 신음을 낸다.
     이래서는 내일도 야한 일을 당하게 되는데다, 개 목걸이의 피해자가 늘어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럼, 슬슬 밥을 먹을까요”

     할 일은 끝났다는 듯이 상 위에 차려진 요리를 먹기 시작하는 필름.
     하지만 지독한 꼴을 당한 데다, 내일의 평온조차 빼앗긴 니나는 무언가를 먹을 생각이 들지 않아 침울한 표정으로 물만을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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