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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3명의 선배 2/3소설/예속의 개 목걸이 2020. 10. 8. 19:00
“그렇게 정하기는 했지만…… 뭐부터 가르쳐야 할까요.” 베리는 턱을 괴며 고민했다. “뭐, 청소에도 여러 가지 있으니까. 아세로라, 안제 씨는 아무 말씀도 없으셨어?” “예. 아무 말씀도 없으셨어요. 그런 곳까지 합쳐서 저희의 기량을 보고 싶으신 거겠죠…… 후후, 마음껏 솜씨를 부려볼까요?” 아세로라는 미소를 지은 채로 근처에 있던 침대에 앉고서는 천천히 니나의 눈을 바라보았다. “니나 양에게는 청소의 기본 중의 기본, 걸레질을 해줬으면 좋겠어.” “모처럼 ‘그것’을 회수해왔으니까.” “……아아, 그러고 보니 그랬죠.” “후후, 그런 걸 생각해내는 데에는 천재라니까.” 마치 휴식시간에 수다를 떠는 학생 같은 대화였다. 대화 내용이 자신의 이후를 정하는 것이 아니었다면 흐뭇한 광경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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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13일의 GJ부소설(백합 아님)/○○○○년 ○월 ○일의 GJ부 2020. 9. 15. 02:06
평소의 패밀리 레스토랑. 평소의 일요일. 맞은편에 앉아있는 마오는 약간 기분이 나빠 보인다. 기분이 나빠 보인다고 할까…… 기운이 없나? 테이블에 볼을 붙인 채로 일어날 생각이 없어보인다. "부장님. 기운 좀 내세요~. 부장님이 기운 없으면, 저까지 기운 빠져버려요~." "으…… 너는 왜 갑자기 사람을 꼬시는 거야." 마오는 볼을 테이블에서 때며 말했다. "네? 제가 꼬셨다고요? 언제요? 어디가 그랬죠?" "자각 없냐." 잘은 모르겠지만 다행이다. 약간 기운이 난 것 같아. 하지만 되찾은 기운은 바로 다 써버렸는지, 마오는 테이블에 누웠다. "괜찮아~. 기운이 없는 게 아니라…… 침울해진 것뿐이야~." "부장님은 왜 침울해지신 거예요?" "6월이었잖아? 그게 코로나인지 뭔지로 흘러가서 벌써 9월이라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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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3명의 선배 1/3소설/예속의 개 목걸이 2020. 9. 3. 22:44
약을 먹은 후에 만족스러워하는 안제에게 안내받아 도착한 곳은, 어딘가 다른 세상에 흘러들어오고 만 것만 같은 이 저택과는 맞지 않는, 묘하게 생활감이 느껴지는 커다란 방이었다. 침대에는 속옷이나 옷이 널브러져 있고, 바닥에는 빈병이나 잡지가 굴러다니고 있다. 이곳이 뭐하는 곳인지 모르겠어서 혼란에 빠진 니나에게 안제가 말을 걸었다. “자, 그럼 일을 시작해 볼까요♡ 일단 니나 양은 가장 중요한 청소부터 배워주셔야겠어요.” “……라고는 해도 이 저택은 메이드들이 매일 관리하고 있으니까, 더러운 곳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처럼 출근하신 건데, 그래서는 부족하지 않을까 해서……” “오늘은 저희들 메이드가 쓰고 있는 방을 청소해주셔야겠어요♡” “메이드 씨들의 방…….” 니나는 다시 한 번 방 안을 둘러보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