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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부 - 23「부장님과 데이트?」
    소설(백합 아님)/KB부 2019. 3. 28. 15:34

     어느 일요일. 어느 정오.

     나는 안절부절못하며 만나기로 약속한 장소인 센가와 역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젯밤, 부장님에게서 카톡으로 '내일, 11시에 역 앞으로'라며 아무런 전조도 없이 갑자기 말해져서, '하?'라고 보내도 '하아아~?'라는 느낌의 스탬프를 보내도, 숫자가 사라지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나는 그 시간에 맞춰 온 것이다. 역 앞이라고 하는 것도, 이 센가와 역 앞으로 괜찮은 건지, 굉장히 불안.

    "여. 기다렸냐"

     부장님이 왔다. 나는 안심했다. 하지만 교복이 아닌 부장님은, 어쩐지 다른 여자애 같아. 구체적으로는, 란도셀을 메지 않았다는 것에, 굉장히 위화감이 있다.

    "엄청나게 기다렸어요"

    "바보 너. 이럴 때에는, '도착한지 얼마 안 됐어요'라고 말하는 게 약속 아니냐-"

    "현실과 이차원을 똑같이 보는 거 그만두죠. 현실에서 그런 말 하는 사람 없어요"

     부장님은 미니스커트의 주머니에서, 맛폰을 꺼내.

    "뭐야. 딱히 지각한 거 아니잖아. 시간대로잖아. 근데, 뭐냐 이 스탬프. 하하하. 재밌네. 어디서 가져온 거야? 다음에 알려줘-?"

     이제 와서, 내가 보낸 카톡에 눈치채셨다.

    "갑자기 불러서, 미안하다"

    "그런 건 부를 때에 말해주세요. 오늘은 뭔가요. 부장님이 갑자기 데이트에 불러서, 저, 놀랐어요-"

    "........."

     물리려나, 아니면 화내려나, 어느 쪽이려나-라고 생각했지만, 부장님의 반응은 그 어느 쪽도 아니라, 그냥 무시. 평범하게 무시.

    "......얼마 전에 네가, 메구한테, 엄청 돈 내줬다면서? 몰랐는데, 들은 거 어제였는데. 그래서 돌려주지 않으면이라고 생각해서 말야"

    "에? 괜찮아요 괜찮아요. 이렇게 돌려받으면 저 좀 한심해지잖아요. 그대로 두기로 하죠"

    "라고, 너는 말할 거라고 생각해서. 와라. 좋아하는 거 먹게 해 줄게"

     부장님은, 앞에 서서 걷기 시작했다. 까딱까딱 손가락으로 불려져서, 나는 따라갔다.

    "하지만 로테이션의 순번이 다르네요. 메구미 쨩이 처음이고. 두 번째는 시온 선배일 텐데 부장님이 됐고"

    "하? 뭐? 로테이션? 뭐냐 그게?"

    "로테이션이에요. 부장님으로 시작해서, 시온 선배, 메구미 쨩, 키라라, 로 가서, 타마의 순번만 날라가는 게, GJ부의 로테이션이라고 하는 거에요"

    "현실과 일차원을 똑같이 보지 마. 그리고 GJ부와 우리 KB부를 똑같이 보지 마"

    "이차원이 아닌 건가요? 거긴?"
    "시이 녀석이 말하길, 소설은 일차원이라고 한다는데. 모르스 신호?라고 하는 걸로도 소설은 쓸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일차원이라고-"

     데리고 가진 곳은, 패밀리 레스토랑이었다.

    "엿차. 엿차."

     입구 앞에서, 부장님은 어째선지, 머리끈을 두게 꺼내어, 왼쪽의 머리카락과 오른쪽의 머리카락을, 각각 묶어 '트윈 테일'을 만들었다.

     그러고 나서 나의 손을, 약지와 새끼손가락만을, 꼬옥 잡고 끌어당겼다.

    "가자♡ 오빠♡"

     네에에에에?

    "두 명이에요-! ......오빠! 있지! 오늘은 뭘 먹어도 되는 거야!? 마오는 있잖아, 마오는 있잖아, 어린이 런치 먹고 싶어-!"

     웨이트리스 씨에게는 V사인. 자리에 안내받을 때에도, 손을 붕붕 돌리거나, 내 허리에 붙어서 애교 부리거나――.

     어린이용 메뉴를 눈 앞에 놓고, 웨이트리스 씨가 돌아가자.

    "아싸!! 제1 관문 클리어어!!"

     승리 포즈를 하고 계셨다.

    "저기 설명해 주세요. 가급적 빠르게. 3초 이내로"

    "매년. 먹기가 어려워져서 말야. 어린이 런치를. 봐라. 최근에는 이런 JS패션을 하지 않으면 간파당해버리거든. 녀석들 웨이트리스족은, 얕볼 수 없어"

    "그거. 언제까지 계속할 생각이신가요"

    "응. 할머니가 될 때까지?"

    "소설로 쓸 거예요. GJ부의 마오 쨩도, 어린이 런치·매니아로 네. 지금 됐어요. 벌써 정했어요. 항의를 받아도 당국은 일절 관여하지 않습니다"

    "이제와서지. 그래서, 너, 뭐 주문할래?"
    "에? 잠깐 기다려주세요"

     나는 황급히 메뉴 책을 폈다.

    "빨리 정해라. 오빠♡"

    "그거 그만둬주세요~"

     부장님이 비싼 거 비싼 거, 라며 말해왔기 때문에,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어쩐지 이상한 느낌의 '데이트'를, 그 날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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