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59. 앞으로 한 걸음으로 2/2
    소설/예속의 개 목걸이 2020. 8. 4. 01:54

     “무슨 짓을 하시는 거예요?!”

     니나는 언성을 높이며, 반쯤 열린 문을 닫기 위해 일어나려 했지만——

     “자자, 그렇게 당황하지 마시고 ‘힘을 빼 주세요♡’”
     “우앗……”

     도중에 ‘부탁’을 받게 되어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다.

     “땀을 닦기 위해 수건을 좀 적시려고 한 것뿐이에요. 금방 돌아올 테니까 니나 양은 여기서 기다려 주세요♡”
     “기, 기다리고 있으라니…… 그, 그러면 적어도 그동안은 옷을 입게 해 주세요……! 이, 이런 모습으로 방치는……”
     “이렇게 땀으로 젖은 옷을 입으면 몸이 식어버릴 텐데요? 금방 돌아올 테니까 얌전히 기다려 주세요.”
     “알몸으로 있어도 감기에 걸리는 건—— 기, 기다려요……!!!”

     리네아는 반론을 무시하고 그대로 몸을 돌렸다.

     “그럼 갔다 올게요. 제가 수건을 적셔올 때까지 ‘절대로 거기서 움직이지 말아 주세요♡’”
     “자, 자, 잠깐만요?! 기다려 주세요……!! 적어도 문만이라도, 잠까…… 싫어어어엇!!”

     니나의 비통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리네아는 그런 니나의 외침을 완전히 무시하고 문을 완전히 열어젖힌 채로 세면대를 향해 걸어가고 말았다.

     “그, 그럴 수가……”

     남겨진 니나는 망연히 자신이 놓인 상황을 재확인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자신의 모습을 보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

     ‘변태야…… 이런 거, 누가 봐도 변태잖아……’

     아무것도 입지 않은 완벽한 알몸. 게다가 몸을 감추려고도 하지 않은 데다, 발도 벌어져 있어서 마치 일부러 음부를 보여주려는 것처럼 보인다. 음부는 명백하게 흥분으로 젖어있어서 누군가 보게 되면 틀림없이 변태라고 생각되어질 것이다.

     “어째서…… 이런 일이……”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한탄이 흘러나왔다. 그런 와중에 갑작스러운 사건이 니나를 덮쳤다.

     뚜벅, 뚜벅, 뚜벅.

     방금 리네아가 걸어간 방향에서 발소리가 들려오는 것이다. 벌써 돌아온 걸까, 라고 니나는 한순간 안도했지만—— 도중에 얼굴을 경직시켰다. 아니다. 이 발소리는 리네아의 것이 아니다. 즉——

     ‘누군가가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어?!’

     몸이 경직된다. 혹시 발견된다면, 이라는 상상이 뇌리를 스친다.
     이렇게 문을 확 열어젖힌 화장실의 개인실에서 알몸으로, 감추려고도 하지 않고 있는 소녀는 어디를 어떻게 봐도 제대로 된 인간으로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100명이 보면 100명이 다 ‘변태’라며 니나를 매도할 것이다.
     그것은 이미 부끄럽다는 차원이 아니다. 바로 혀를 깨물고 죽고 싶어질 정도의 수치심과 절망이 니나를 덮칠 것이다.

     “하아…… 하아, 하아……”

     자신의 존재가 들키면 안 된다는 것은 알고 있는데도 자연스럽게 호흡이 거칠어진다. 심장이 파열할 정도로 두근거리고 있다.
     혹시 자신의 존재가 들킨다면, 혹시 저 사람이 비명을 지른다면, 혹시 사람이 모이게 된다면—— 최악의 상상이 끊임없이 뇌리를 스친다.

     뚜벅, 뚜벅, 뚜벅.

     발소리가 가까워지고 있다. 1초가 무한한 것처럼 느껴진다.

     ‘제, 제발, 제발제발제발, 오지 말아 줘!!’

     니나의 긴장과 절망이 최고조에 달했다.

     뚜벅.

     앞으로 한 걸음이면 들키고 만다. 그리고——

     덜컹.

     옆쪽 개인실의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하, 하아아아……”

     심장은 아직도 격렬하게 고동치고 있었지만 풀린 긴장은 한숨으로 흘러나왔다.

     ‘위, 위험했어……’

     앞으로 한 걸음, 앞으로 한 걸음이면 들키고 말았을 것이다. 다시 한 번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그 너무나도 한심한 모습에 바로 눈길을 돌리고 말았다.
     이런 모습을 보여졌을 거라 생각하니 공포로 닭살이 돋았다.

     “기다리셨죠♡”

     잠시 후, 수건을 한 손에 들고 유유히 돌아와 문을 닫는 리네아에게 니나는 따지고 들었다.

     “어, 어째서 그 사람을 세우지 않은 거예요?! 한 걸음만 잘못됐으면 들켰을 거라고요……?!”
     “세우라뇨……? 도대체 무슨 소리에요?”
     “무, 무슨 소리냐니…… 아까 사람이 들어왔잖아요?! 눈치채지 못하신 거예요?!”
     “어어! 진짜예요~?!”

     리네아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국어책을 읽는 것처럼 말했다.

     “그건 제 잘못이에요…… 그래도.”
     “뭐, 뭔가요.”
     “아뇨…… 후후, 그런 부끄러운 모습을 저에게는 보여져도 되는 건가요?”

     리네아의 말에 급격히 얼굴이 뜨거워졌다.
     그렇다. 그 말대로다. 어째서 방금까지 자신은 위험을 피했다고, 수치심에서 도망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 것일까. ‘보여지고 있지 않은가’. 이런 비참하고, 부끄러운 모습을. 언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시스터에게.
     모르는 사람에게 보여진다는 최악의 패턴에만 눈이 가서 눈치채지 못했다.

     “우후후, 필름 양에게 부탁해서 카메라를 빌릴 걸 그랬네요. 이렇게 귀여운 표정을 짓고 계신데 기록으로 남기지 못한다는 게 너무 유감이네요♡”
     “이, 이런 걸 사진으로 남긴다니 절대로 안 돼요……!”

     한심한 모습을 한 채로 니나는 리네아를 노려본다.

     “말로는 그러면서…… 니나 양도 사실은 즐기고 있죠? 흥분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고요♡”
     “히, 안, 만지지…… 앗!”

     유두를 꼬집혀서, 귀여운 신음소리를 내는 니나.

     “후후, 역시 기분 좋으신 거군요~…… 그곳은 만지지도 않았는데 움찔거리고 있네요♡”
     “그만…… 마, 만지지 마세요…… 응, 후아앗……”

     음부는 만지고 있지 않지만, 가슴이나 배, 허벅지와 귀 등, 성감대를 쓰다듬어져서 억누르려고 해도 교성이 흘러나오고 만다.

     “그렇게 목소리를 내도 괜찮아요? 옆에 들릴지도 모르는데요♡”
     “~~~~읏!”

     알고 있는데도 목소리를 억누르지 못했다. 그대로 1분 정도, 니나는 리네아에게 애무를 당하고 말았다.

    '소설 > 예속의 개 목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61. 보이지 않는 옷 2/2  (0) 2020.08.05
    60. 보이지 않는 옷 1/2  (0) 2020.08.05
    58. 앞으로 한 걸음으로 1/2  (1) 2020.08.02
    57.5 백의의 여성  (0) 2020.08.02
    57. 보여지는 쾌감 2/2  (0) 2020.07.30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