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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3. 지옥 같은 접객 · 중편 3/4
    소설/예속의 개 목걸이 2020. 6. 13. 17:57

     “—————~~~읏!!!!!”

     눈앞에 길거리가 펼쳐진 순간 니나 안에 굉장히 커다란 수치심이 생겨난다.
     자신만이 변태 같은, 노출광 같은, 치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싫어! 이런 건…… 싫어……’

     끓어오르는 도망치고 싶다, 부끄럽다는 마음이 빨리 가게 안으로 돌아가라고 머릿속에 경고음을 울린다.
     밤의 차가운 바람이 거의 다 드러난 하반신을 쓰다듬는다. 니나의 불타오른 몸에는 약간 기분 좋은 바람이었지만, 이 상황에서 그런 생각을 할 여유는 없었다. 해도 완전히 져서 사람들이 돌아갈 채비를 하는 시간인데다가, 중앙대로는 원래부터 사람이 적지 않은 곳이라 니나의 변태적인 모습이 들키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이 케이크 가게가 있는 곳은 근처에 가게가 집중되어 있는 곳이라 불빛도 충만해서, 얼마 전에 교회에서 알몸으로 돌아가게 되었을 때보다도 위험도는 높았다.

     ‘빨리…… 빨리 가게로 돌아가지 않으면 들킬 거야……! 벼, 변태라고 착각당할 거야……!’

     평범하게 걷고 있던 보행자가 옆쪽의 골목으로 방향을 바꿔서 가슴을 쓸어내린다. 혹시 그대로 직진했다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무서웠다.
     ——그리고 니나의 그런 마음을 아는 건지 해프닝이 연속해서 일어났다.
     갑자기 어깨에서 에이프런이 흘러내린 것이다.

     “어, 아……, 어……?”

     니나는 자신의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해하지 못하고 멍한 얼굴을 한 채로 지면에 떨어진 에이프런을 바라본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건 뭔지, 너무나도 예상 밖의 일에 머리가 펑크 나고 만 것이다.

     “읏!!!!!!!!!”

     몇 초 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해한 니나가 입속에서 비명을 지른다. 그리고는 서둘러서 지면에 떨어진 에이프런을 주우려고 몸을 숙이자——
     휘잉, 하고 강한 바람이 불었다.

     “앗……!”

     그것이 악마의 장난인지, 개 목걸이의 악의인 건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 바람은 에이프런을 들고 골목으로 사라졌다.
     우연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을 정도의 불행. ——하지만 그런 일이 평범하게 일어나 버리는 것이 지금 니나가 처한 상황이었다.

     “꺄————”

     비명을 지를 뻔한 자신을 어떻게든 이성으로 억누르고 그대로 몸을 감추듯이 수그린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어째서 이런 일이 된 것인지는 모른다. 그저 니나는 갑작스레 치욕스러운 상황에 빠져버렸다는 절망감에 짓눌려 버릴 것 같았다.
     그러고 있자, 쿡쿡, 하고 머리 위에서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누군지 알아보기 위해 머리를 들 필요도 없다. 그 두 사람이 니나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웃고 있는 것이다. 지금 니나에게 일어난 믿을 수 없는 불행을 그녀들은 마음속으로부터 환영하고 즐기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있으면…… 또 나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 거야……!’

     개 목걸이의 힘과 불행에게 농락당해 그저 치욕을 받기만하는 나날. 어차피 이대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웅크려 있어도 두 사람은 니나에게 더 큰 치욕을 안겨 주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스스로 움직이는 쪽이 좋지 않을까?
     꿀꺽, 하고 침을 삼킨다.

     ‘……좋아.’

     적어도 에이프런만은 되찾아야 한다. 아무 의미도 없을지 모르지만, 자신이 아직 반항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보여줘서, 개 목걸이가 풀릴 때까지 절대로 마음이 꺾이지 않을 거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여전히 지나가는 사람은 많지만, 이 가게 주위에는 아직 그렇게까지 사람이 많지는 않다. 할 거라면 지금뿐이다.

     “읏……!”

     수그린 상태에서 양손으로 가슴을 감추고 일어나서 에이프런이 날아간 골목으로 달려 나갔다.

     “헤~”
     “어머”

     니나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두 사람이 작게 탄성을 냈다. 그 표정에는 방금까지 비웃던 분위기는 없고 그저 단순하게 놀랐다는 표정으로 보였다.

     “하아……, 하아……!”

     제발 들키지 말아 달라고 빌며 슬금슬금 다가오는 불안을 뿌리치며 에이프런이 날아간 골목길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리는 니나.

     ‘아무도 이쪽을 보지 말아 줘…… 제발……!’

     이런 모습이라면 어디에서 들키든 간에 변태 취급을 받을 것은 뻔하지만, 이 중앙대로, 게다가 무스나 리네아와도 거리가 벌어진 지금이라면 니나의 주목도는 몇 배나 늘어날 것이다.

     ‘조금만 더, 조금 남았어……!’

     평소라면 짧게 느껴질 골목이 지금의 니나에게는 몇 킬로미터나 떨어진 골 테이프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한 걸음 나아가려고 할 때마다 뇌리에 들켰을 때의 이미지가 스쳐 지나가며 니나의 정신을 갉아먹었다.

     “하아, 하아, 하아……!”

     몇 초밖에 지나지 않았을 텐데 니나는 이제야 골목에 도착했다는 느낌을 받으며 그대로 거리에서 보이지 않도록 건물 그림자에 몸을 숨긴다. 심장은 쿵쾅거리며 지금 당장에라도 파열할 것 같았다.

     “이, 있다……!”

     골목 중간에 떨어져있는 하얀 천을 발견한 순간, 자신이 지친 것도 잊고 달려간다.

     “좋아…… 이걸로……!”

     에이프런에 손을 뻗으며 니나는 표정을 누그러트린다. ——하지만.
     극한의 긴장상태에서 어떻게든 옷을 손에 넣었다는 안심감. 그것이 긴장하고 있던 몸을 순식간에 이완시켰다. ——시키고 말았다.

     쪼르르륵……

     “…………어?”

     쪼르륵, 하고 애액과는 다른 것이 허벅지를 타고 마른 지면을 적셔 간다. ‘그것’이 뭔지, 오늘과 어제 연속해서 경험한 니나는 순식간에 그 정체를 깨닫고 볼을 새빨갛게 물들이는 것과 동시에 절망으로 덜덜 떨었다.

     “안 돼…… 아니야, 이런…… 거……! 멈춰, 제발……!”

     쪼르륵, 하고 흘러내리는 그것을 필사적으로 멈추려고 하지만, 이완한 몸에는 전혀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 조급함과 수치심이 머릿속을 지배해서 제대로 생각을 할 수가 없다.
     ——그것을 가속시키듯이 안제에게 받은 최악의 부탁이 발동한다.

     “시, 싫어, 가고 싶지 않…… 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맥락도 없이 찾아온 절정감이 온몸을 지배해, 니나는 하복부를 누르며 온몸을 경련시킨다. 부탁에 의한 강제 절정을 억누르는 것이 가능할 리도 없어서 니나는 밖에서 오줌을 지리며 절정을 맞이한다는 최악의 수치심을 맛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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