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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지옥 같은 접객 · 중편 2/4소설/예속의 개 목걸이 2020. 6. 12. 16:11
“후후, 그럼…… 다음은 이쪽의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읏…… 우, 하아…… 아, 알겠……습니다.”
재촉받은 니나는 건네받은 매뉴얼에 쓰여있는 케이크의 설명을 필사적으로 읽는다. 겨우 반절 읽었을 뿐인데, 니나는 5번은 가버려서, 서있는 것조차 아슬아슬한 상태였다.
‘몸이…… 버티질 못해…… 이런 거……’
조금이라도 더듬으면 “죄송한데 잘 안 들렸으니까 다시 읽어 주세요♡” 라며 설명문을 처음부터 읽게 만든다.
익숙하지 않은 접객을 하는 것도 힘든데, 계속해서 덮쳐오는 쾌감 때문에 니나의 집중력은 너덜너덜해져서 매뉴얼에 쓰여있는 설명문을 읽는 것조차 힘들었다.
“왜 그러세요? 니나 양. 어쩐지 얼굴이 빨간데요♡”
“……읏, 아무 것도 아니에요……!”
속옷 안에서 날뛰는 구체 때문에 시야는 반짝이고, 점점 커지는 쾌감 때문에 자연스럽게 안짱다리가 된다. 거친 호흡과 눈에 고인 커다란 눈물이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니나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려 주었다.
그런데도 상대에게 약한 부분을 보여주지 않겠다며 강한 척을 하는 것은, 저항하려는 의도였겠지만, 옆에서 보면 우스꽝스럽게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런가요. ……후후, 그러면 다음은 이 케이크의 설명을 부탁드려요♡”
하지만 리네아는 일부러 그런 부분을 무시한다. 이유는 단순, 그쪽이 더 재밌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사람을 보는 무스도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인지, 명백하게 니나로 놀고 있는 리네아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손에 들고 있는 단말기 같은 것을 만지고 있었다.
위이이이이이잉
“히으으으으읏……!”
무스가 단말기에 있는 버튼을 누르자, 격렬한 진동음이 가게 안에 울려 퍼지며 그와 동시에 니나에게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온다.
구체가 속옷이나 음부를 진동시키는 소리가 귀를 기울일 필요조차 없이 가게 안에 울려 퍼졌다. 게다가 쾌감에 전혀 저항하지 못하고 있는 니나가 진동 소리에 맞춰서 몸을 움찔거리고 있어서 가게에 손님이 들어온다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바로 알아챌 것이다.
“평소에는 좀 더 손님이 와 줬었는데……”
무스가 일부러 들리도록 혼잣말을 하며 위기감을 부추긴다.
‘……읏, 부탁이야, 제발, 제발 아무도 오지 말아 줘……!’
개 목걸이를 차고 난 후부터 이런 부탁이 통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그렇게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누군가 들어올 거라고 체념하면서도, 어떻게 안 될까 라는 희망을 버리지 못했다.
그런데 설마 했던 일이 일어났다. 운 좋겠도——애초에 이 상황이 운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모든 케이크의 설명을 끝낼 때까지 다른 손님은 한 명도 오지 않아서, 니나 쪽이 오히려 놀라고 말았다.
“그래서, 어때 시스터. 마음에 드는 케이크는 있었어?”
“으~음 관심이 가는 것은 있지만, 죄송해요 이번엔 쇼트케이크와 타르트로 해 둘게요. 니나 양도 미안해요. 길게 설명하게 해 버려서.”
“아, 아뇨…… 일이니까.”
어리둥절하기는 했지만, 아무런 해프닝 없이 끝난다면 그것보다 좋은 일은 없다. 불행은 귀가 중에 무스와 만난 것과 가게에서 리네아와 만난 것으로 다 썼다는 걸로 납득하기로 했다.
진동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서 쾌감이 끝없이 니나의 몸을 애태우고 있었지만, 조금만 더 있으면 이 지옥이 끝난다고 생각하자 버틸 수 있다는 마음이 솟아올랐다.
몇 번이고 찾아오는 절정의 파도를 어떻게든 참아내며, 케이크를 상자에 넣어 리네아에게 건네준다.
‘끄, 끝났다……’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드디어 끝났다……. 일 자체는 아직 남았지만, 일단락은 지었어.’
마음을, 몸을 쉬게 할 수 있다. 긴장을 살짝 풀고, 하아, 라는 커다란 한숨을 내쉰다. 이제 폐점까지만 버티면——
“자, 그럼, 갈까?”
카운터에 들어온 무스가 니나의 손을 잡았다.
“어, 어디를요!?”
“아니, 모처럼 다른 손님도 없는데 시스터를 배웅하자고. 사이도 꽤 좋은 것 같고♡”
“무슨——”
말문이 막히는 니나. 무스는 그런 니나를 무시하고 리네아를 본다.
“괜찮나요? 지금은 일하는 중인데……”
“괜찮아. 지금은 다른 손님도 없으니까.”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무스를 보고, 니나는 매달리며 말한다.
“자, 잠깐만요. 지금 제 차림……!!”
“유니폼을 입고 있을 뿐이잖아? 뭘 부끄러워하는 거야?”
“펴, 평범한 유니폼이 아니니까……!!”
팔을 끌어당기는 무스에게 필사적으로 저항한다.
“아이참, 끈질기네. ‘빨리 따라와 줘’”
“싫어……! 그, 그런 거……”
무스는 나오려고 하지 않는 니나에게 용서 없이 ‘부탁’을 한다. 그러자 니나의 온몸에서 힘이 빠지고 간단하게 끌려 나가고 말았다.
“어머……”
울먹이는 얼굴로 카운터에서 나온 니나를 보고, 리네아는 손으로 입을 막으며 탄성을 낸다. 아무래도 이 음란한 모습은 리네아의 마음에 든 것 같았다.
‘이런…… 이런 모습, 보지 말아 줘……’
길이가 긴 에이프런은 허벅지를 중간까지 가려 줬지만, 그것은 앞 쪽뿐이었다. 등 쪽에서 보면 전부 보였으며, 팔랑거리며 흔들렸기 때문에 앞 쪽에서도 살짝씩 팬티가 보였다.
“힉……, 아, 우…… 안, 돼.”
게다가 카운터에서 나온 후에도 진동은 멈추질 않아서 한 걸음 나아가는 것도 힘들었다. 한 걸음 한 걸음이 너무 느리기 때문인지, 발에서 흘러내린 애액이 바닥에 기다란 얼룩을 만들며 엄청나게 수치스러운 발자국을 남겼다.
“하아…… 하아…… 흑, 싫어……”
그런데도 ‘이게 끝이니까’라고 자신을 타이르며 어떻게든 문까지 이동해서 쓰러지듯이 벽에 기댄다.
“아하하, 왜 그렇게 진이 빠졌어? 혹시 긴 시간동안 서있어서 지친 거야?”
“그, 그런 말을…… 무스 씨가…… 후아아아아앙!?”
위이이이이이잉
말하는 도중에 진동이 강해져서 대답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몸을 구부정하게 만드는 니나.
“우후후, 니나 양은 이런 일이 처음이니까요. 무슨 일이든 처음은 피로가 쌓이는 법이죠.”
“……뭐, 그것도 그렇네. 나도 가게를 차린 지 얼마 안 돼서 그 기분 알지.”
“어머, 무스 씨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 걸요.”
한계를 넘은 쾌락과 수치심 때문에 숨도 겨우겨우 쉬는 니나를 무시하고 잡담을 나누기 시작하는 두 사람. 그것을 보며 빨리 돌아가 달라고 비는 니나였지만, 대화를 하며 문을 열려고 하는 무스를 보고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고 만다.
“자, 잠깐만요…… 배웅은 문까지였던 게……”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딸랑, 하는 종소리와 함께 가게의 문이 열린다.
“당연히 밖에까지 나가야지?”
“밖……이라니……”
니나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신다.
“시, 싫어요!!!! 절대로 싫어요!!!!”
소리 지르며 카운터에 돌아가려고 했지만, 불가능했다.
부탁으로 구속당한 몸은 카운터를 향해 한 걸음도 움직이지 못했다.
“제, 제발요! 부탁드려요, 밖에는, 밖에만은 제발, 용서해 주세요……!”
“뭘 그렇게 싫어하는 거야? 그런 말을 하면 시스터한테 실례잖아.”
“네, 그렇게까지 싫어하면 상처받네요……”
뻔한 연기를 하며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하는 리네아였지만, 가학심을 완전히 감추지 못하는 바람에 니나가 싫어하며 절망에 빠진 모습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 표정으로 다 드러났다.'소설 > 예속의 개 목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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