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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6. 인사 · 상편
    소설/예속의 개 목걸이 2020. 6. 3. 17:55

     “우후후후후, 역시 니나 양은 한 번 가버리는 정도로는 의식을 잃거나 하지는 않으시는군요♡”
     “하아—……, 하아—…… 읏……!!”

     두근거리는 심장과 흐트러진 호흡으로 지금 당장에라도 녹아버릴 것 같은 표정을 한 니나지만, 아직 의식을 잃지는 않고 있었다.
     옆에는 엄청난 절정에 의식을 잃어버린 미라르마가 있었는데, 의식이 없는데도 몸을 경련시키고 있어서 방금 절정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말해 주고 있었다.
     니나가 의식을 잃지 않은 것은 경험의 차이일 뿐이다. 지금까지 느껴온 많은 절정 경험들로  아슬아슬하게 의식을 붙잡고 있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이대로 정신을 잃는 쪽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니나는 생각했다. 왜냐하면, 메이드들의 눈동자나 표정은 어떻게 니나를 더 괴롭힐까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 저를 더 괴롭힐 생각이신가요?”

     미약의 효과로 가만히 있어도 느끼고 있는 몸을 자신의 손으로 감춘다.

     “아직 괴롭힐 생각이라기보다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는 쪽이 맞으려나요. 잊으신 건가요?”

     성적이 나쁜 학생을 대하는 교사처럼 작게 한숨을 내쉬는 안제.

     “방금 벌은 주인님에게 붙어서 일을 땡땡이치려고 한 벌이었어요. 그리고 지금부터는 ‘오줌을 지려버린 벌’을 줄 거예요♡”
     “오, 오줌을 지린 벌이라니……! 그건 안제 씨가 저한테 약을 먹여서……!”
     “후후, 무슨 말씀이신가요♡? ‘증거’라도 있으신 건가요? 억측으로 사람을 모함하면 안 된답니다”
     “즈, 증거라니…… 그런 거……”

     분해서 입술을 깨무는 니나를 보고 안제가 웃는다.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방금처럼 시간을 많이 쓰게 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이후’의 일도 있으니까 시간을 많이 쓸 수는 없거든요”

     ‘……이후의 일?’

     어딘가 걸리는 말을 들어서 생각을 해보려고 했지만, 안제는 그럴 틈을 주지 않았다. 침대 위에서 멈춰버린 니나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최악의 부탁을 입에 담은 것이다.

     “‘이후 니나 양은 오줌을 쌀 때마다 절정을 맞이해 주세요♡’”
     “…………네?”

     엄청난 부탁에 니나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부탁을 뇌가 이해하고 싶지 않다는 듯이 머릿속이 새하얘진 것이다.
     그렇게 몇 초 후, 부탁을 이해한 니나가 짜내듯이 말을 꺼낸다.

     “자, 장난, 이시죠? 노, 농담을 하신 거죠…… 그런, 부탁……”

     부들부들 몸을 떤다. 지금만은 미약에 의한 쾌감 따위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후후후, 저도 마음이 아프다고요?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그 나이가 되어서도 오줌을 지리는 니나양의 그 버릇을 고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 그런 버릇 없어요……!! 지려버리는 버릇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

     니나는 소리쳤다.

     “싫어!!! 싫어요!!!! 제, 제발요. 반성하고 있으니까! 사과할 테니까, 그, 그런 부탁은…… 그것만은 취소해 주세요!!!”

     침대에서 일어나 매달리듯이 안제의 다리를 붙잡는다.
     입술이나 귀의 감도가 올라가는 등 지금까지도 제멋대로 몸을 개조당했지만, 이 부탁은 레벨이 다르다.
     그런 부탁을 받아버리면, 니나는 일상생활조차 제대로 보내지 못하게 되어 버린다.

     “제대로 반성을 했다고 제가 판단하면 그때 풀어드릴게요♡”
     “너무해…… 너무해요……!”

     안제는 평정을 잃은 니나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큰일을 끝냈다는 듯이 기지개를 켜고는 말한다.

     “그럼, 벌도 끝냈으니 슬슬 이제부터 어떻게 할지에 대해 얘기해 볼까요?”
     “제, 제 얘기는 끝나지 않았어요!!! 게다가 뭔가요 이제부터라니……!!”
     “뭐냐뇨…… 니나 양의 ‘이후’에 대해서죠♡ 이제부터 메이드로서 어떤 일을 맡길지 라고요♡”

     니나는 언성을 높여서 화를 낸다.

     “우, 웃기지 마세요!!! 이런 일을 해 놓고는…… 제가 메이드를 계속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네”

     안제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 니나 양은 부탁 받으면 거절하지 못하시잖아요”
     “……읏”
     “게다가……”

     안제는 침대위에 쓰러져있는 미라르마에게 눈길을 준다.

     “주인님이라는 ‘인질’도 있으니까 니나 양이 거절이라는 선택지를 고를 수도 없을 테고요♡”

     니나는 몇 초간 말문이 막히고는 폭발하듯이 소리쳤다.

     “비, 비겁해요!! 미라 씨를 끌어들이다니…… 게, 게다가 미라 씨는 여러분의 주인님인데! 이, 이런 일이 허락될 리가……”
     “으~응, 그치만 주인님은 상냥하시니까, 니나 양을 교섭 재료로 내놓으면 웬만한 일은 넘어가 주실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너, 너무해……”

     ‘나 때문이야…… 나 때문에 미라 씨가 이렇게 심한 일을……!’

     안제에게서 웃음꽃이 핀다.
     상냥함이 느껴졌던 그 미소도 지금은 마치 악마의 미소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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