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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예속의 개 목걸이 2020. 4. 22. 18:58

     “……보물상자다”
     던전 깊은 곳, 보물고라고 쓰인 문 너머. 그 방의 중앙에는 호화스러운 장식이 달린 검고 커다란 보물상자가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존재감에, 평소 감정을 겉에 드러내지 않는 니나도 뺨이 상기되었다.
     기대를 가슴에 안고, 천천히 보물상자를 연다. 도대체 무엇이 들어 있을까, 가득 찬 금은재보, 예쁜 보석…….

     “에잇”

     참지 못하고, 기합과 함께 열어젖힌다. 그리고 눈을 빛내며 그 알맹이를 보고…… 니나의 어깨가 축 처졌다.
     “뭐야 이게…… 개 목걸이?”
     거대한 보물상자 안에는, 그 상자에는 어울리지 않는 작은 개 목걸이가 하나 들어가 있었다.
     니나는 그 개 목걸이를 대충 들어 올리고, 살펴본다.
     고급스러운 붉은색으로 물들인 가죽제의 개 목걸이다. 부분부분 달린 금색의 장식은 확실히 아름다우며, 그런대로 좋은 물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차피 개 목걸이. 아무리 질이 좋다고는 해도 대단한 가격은 되지 않겠지.

     “이렇게 커다란 상자니까, 좀 더 잔뜩 들어 있어도 될 텐데……”

     불만을 말하며, 보물상자를 가볍게 차자,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딱히 기분이 풀리지는 않았다.
     어쩐지 의욕이 사라진 듯한 기분이 들어, 주위에 떨어져 있는 금화 등을 가방에 넣어 간다. 보물고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떨어져 있지만, 이런 건 위층에서도 대량으로 발견되기 때문에, 드문 것도 아니다.

     ‘오늘은 빨리 돌아가자……’

     엄청나게 지쳐버린 느낌이 든다.
     하지만, 풀이 죽어 방을 나가려고 한 그때, 니나의 머리에 짠하고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가방 속에서, 조금 전에 넣어 둔 개 목걸이를 꺼낸다.
     던전에서 발견되는 아이템에는, 가끔 특별한 효과가 붙어 있는 「매직 아이템」이 있으며, 혹시 이 개 목걸이에도 무언가 있을지도 모른다, 는 생각이 든 것이다.
     잠그개를 풀고, 개 목걸이를 자신의 목에 둘렀다. 금색의 장식이 목에 차가움을 전해주었다.
     그리고 잠그개를 다시 잠그고, 잠시 기다렸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네”

     니나는 포기했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나 했지만, 이것만은 어쩔 수 없다.
     아무튼 효과가 붙은 아이템은, 설령 어떤 것이라도 팔면 엄청난 가격이 붙을 정도의 귀중품. 그렇게 간단히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 개 목걸이, 얼마에 팔리려나……”

     중얼거리며 잠그개를 풀려고 한다.
     하지만——.

     “어라?”

     개 목걸이는 철컥철컥하는 소리를 낸다. 소리를 낼 뿐이고, 잠그개는 풀리지 않는다.
     나쁜 예감이 들어, 잠그개에 손가락을 걸고, 힘껏 당겼다.

     “푸, 풀리질 않아”

     아무리 힘을 줘도 풀릴 기색이 없는 개 목걸이에 분노하며, 억지로 벗기려고 해도, 개 목걸이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 후에도 몇 분간 개 목걸이를 만져봤지만, 풀릴 것 같은 기색은 없었다.
     결국에는 니나가 포기하며 “최악이야……”라는 중얼거림과 함께, 방에 돌아가서 벗기면 되겠지, 하고 돌아갈 준비를 한다.

     ‘오늘은 빨리 돌아가자……’

     하아, 하고 한 번 더 한숨을 쉬고, 니나는 전이 주문을 외웠다.

     “풉. 뭐야 그 개 목걸이!”

     숙소에 돌아가자마자, 바보 취급하는 듯한 웃음소리가 실내에 울려 퍼진다.
     니나는 침대에 앉아 있는 키가 작은 금발의 소녀, 리아스를 노려보았다.

     “시끄러워…… 시험 삼아 차 봤더니 풀리지 않게 됐을 뿐이야”
     “시험 삼아 개 목걸이를 찬다니…… 뭐야, 그런 취미가 있었어?”
     “아냐. 이 개 목걸이, 던전에서 발견한 거라서, 특수한 효과라도 붙어 있는지 확인해보려고 했더니”
     “벗겨지지 않는다고? 아하하하하하, 바보 아냐”

     화가 나서 반론하는 니나를 보고, 리아스는 침대에 쓰러져, 껄껄거리며 웃었다.
     니나는 그 모습을 보고 더 화가 났다.
     객관적으로 본다면 리아스가 하는 말이 맞는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감정은 제어할 수 없는 것이다.

     “시끄럽네…… 웃기 전에 이거, 푸는 거 도와줘”

     짜증을 숨기지 않고 노려보는 니나에게, 리아스는 어휴 라며 과장되게 고개를 저었다.

     “안 돼, 역시 안 풀려”

     개 목걸이에서 손을 때며, 탄식했다.
     던전 안에서 그렇게 움직여도 풀 수 없었으니까, 그렇게 간단히 풀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거울을 봐도, 여러 부품을 만져 봐도, 개 목걸이를 풀 힌트가 될 만한 것은 하나도 찾지 못했다.
     그런 니나의 모습을 보며, 리아스가 입을 열었다.

     “열쇠라도 잠긴 거 아냐?”
     “모르겠어. 열쇠 같은 게 있었나……? 잠깐 봐줄래?”

     니나는 리아스에게도 보이도록 머리카락을 들어 올려, 목을 노출시켰다.
     리아스의 얼굴이 조금 붉어 졌다.

     “으, 으음…… 그럴듯한 건 안 보이네”

     이상하게 더듬는 리아스에게 위화감을 느끼며, 니나는 “그래”라고 짧게 대답했다.

     그 후로도 개 목걸이를 잘라보려고 하거나, 잠그개를 파괴하려고 하는 등 여러모로 시험해 봤지만, 그 모든 것이 실패로 끝났다.
     만지기만 할 뿐이라면 가죽제의 개 목걸이인데, 날붙이가 붙는 순간 튕겨 나가버리고 만다. 이렇게까지 해도 부서지지 않는다, 라는 건 무슨 저주라도 걸려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렇게 결론지은 두 사람은, ‘내일 교회에 가서 시스터에게 보여주자’라는 생각에 착지했다.

     이야기가 끝나고 수 시간, 완전히 밤이 되어, 잠옷으로 갈아입은 두 사람은, 각각의 침대에 앉아 개인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니나도 일과인 독서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목에 위화감이 느껴져 평소보다 집중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은 읽어봤자 머리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책을 닫고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이쪽을 빤히 보고 있는 ——정확하게는 개 목걸이를—— 리아스의 시선.

     “으~응……”
     “……왜?”

     개 목걸이를 응시하는 리아스를 미심쩍어 하면서, 말을 건다. 리아스는 팔짱을 끼며, 진지한 눈으로 말했다.

     “그 개 목걸이, 잘 어울리네……”
     “……”
     “아얏”

     무언으로 다가가, 가볍게 머리를 쳤다. 리아스는 머리를 비비며, 저항하듯이 니나를 노려보았다.

     “무슨 짓이야!”
     “……그거 칭찬하는 거야?”
     “칭찬하는 거지! 자, 시험 삼아 개 흉내라도 내봐 봐. 절대로 어울릴 테니까”

     말하며, 양손을 머리 위에 올리고 흔드는 리아스에게, 역시 바보 취급하는 거잖아, 라고 생각해 반론하려고 한, 그때.

     “어”

     자신의 몸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에 위화감을 느낀다.

     “……어째서”

     팔이 멋대로 들어 올려지며, 손이 머리 위에서 흔들린다. 이것은, 평소의 니나라면 상상할 수도 없는 행동이었다.
     리아스도, 설마 정말로 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는지, 놀란 표정으로 멈춰 있다가, 실실거리며 웃었다.

     “뭐야뭐야? 분위기 잘 타주는데. 역시 귀엽다~”
     “귀엽다고 하지 마.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니나는 조급해졌다. 이 포즈가 자신답지 않고, 부끄럽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몸이 멋대로 움직인다는 불안감 쪽이 더 컸다.
     아마도 그 원인일터인 리아스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무슨 짓이냐니…… 무슨 소리야?”

     마음속으로부터 곤란하다는 듯이 말하는 리아스에게, 이번에는 니나가 곤란해질 차례였다.

     “모르는 척은. 리아스가 무슨 짓을 한 거잖아”
     “모르는 척이라니, 그러니까 뭘 말야. 내가 뭘 했다는 거야?”
     “빨리 풀어달라는 소리라고. 슬슬 팔도 지치니까”
     “그러면 손을 내리면 되잖아?”
     “그게 안 되니까 화내고 있는 거야”

     대화가 연결되지 않는다. 모르는 척이 아니라, 정말로 리아스는 관계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지만, 적어도 리아스의 “개 흉내라도 내봐 봐”라는 말에 이 사태가 일어난 것은 틀림없다. 아무튼 그때 그녀가 했던 포즈를 자신이 취하고 있으니까.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는 리아스에게, 니나는 현상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리아스는 잠시 생각하는 듯이 고개를 떨군 후, “아”라는 말과 함께 이쪽을 봤다.

     “그 원인, 혹시나 지만…… 그것 때문 아닐까?”

     리아스가 가리킨 “그것”은 개 목걸이였다.

     “……이것 때문?”
     “니나 쨩, 이런 이름의 매직 아이템을 알고 있어? 〈예속의 개 목걸이〉라고 하는 건데”

     고개를 젓는다. 들어본 적이 없는 이름이다. 리아스는 니나의 반응을 보고, 그 아이템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예속의 개 목걸이는 말이지, 매직 아이템 중에서도 초 레어로, 지금까지 한 번밖에 발견되지 않았어”
     “그리고 그 단 하나의 개 목걸이도 어느샌가 분실해버렸고. 그래서 이 아이템에 대해서는 그렇게 자세하게 설명되어진 건 없지만, 하나, 말도 안 되는 능력이 갖추어져 있다는 것만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어. 그 아이템의 효과는, 「장비한 사람은 부탁을 절대로 거절할 수 없게 된다」라는 거야”

     여기까지 듣고는 놀란다.
     「부탁을 거절할 수 없게 된다」.
     몸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움직인 건, 리아스에게 부탁을 받았을 때였다.
     즉 이 개 목걸이는, 개 목걸이를 찬 사람을 자유자제로 조종할 수 있다는, 강력한 힘을 가진 매직 아이템이었다는 것이다.
     니나는 고개를 떨군다.
     매직 아이템을 손에 넣었다, 라는 기쁨보다도, 그런 개 목걸이를 차버렸다는 절망감이 머릿속을 빙글빙글 맴돈다.
     리아스는 묘하게 침착한 표정으로

     “어쨌든, 빨리 교회에 가는 게 좋을 것 같네”
     “응…… 이런 효과, 악용된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고. ……교회에서 풀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저주가 아니라 매직 아이템이었던 거니, 교회보다 컬렉터에 부탁하는 쪽이 좋을지도 모르겠네”

     그 말에, 니나는 끄덕였다.
     컬렉터라는 것은 매직 아이템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연구자들의 집단으로, 매직 아이템이 발견되면 고액에 사간다.
     이상한 집단이긴 하지만, 매직 아이템의 지식에 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집단이기도 하다.
     이 개 목걸이가 귀중한 물건이라면, 아마도 힘이 되어 주겠지.

     “일단, 내일은 교회에 가보자. 그래서 안 된다면, 조금 전에 리아스가 말한 대로, 컬렉터에 상담할게”
     “그거면…… 된다고, 생각해”
     “?”

     도중, 도중에 멈칫하는 대답에 위화감을 느낀다. 어쩐지, 리아스의 상태가 이상하다. 뺨이 사과처럼 새빨갛고, 호흡이 거칠다.
     왜 그런 걸까. 걱정이 되어, 말을 걸려고 하자, 리아스의 몸이 흔들렸다.

     “윽! 깜짝 놀랐네……”

     쓰러지기 직전에 어떻게든 받아들어, 리아스의 몸을 받쳐주었다. 앞쪽으로 쓰러져서 다행이었다. 혹시 반대로 쓰러졌다면,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을 것이다.

     “괜찮아?”

     니나의 말에 의식이 돌아온 건지, 리아스는 몇 번인가 눈을 깜빡였다. 다행이라며 안도했지만, 역시 리아스의 상태가 이상하다. 얼굴이 새빨갛고, 거친 호흡이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왜인지 받쳐주고 있는 니나의 몸을 껴안고는, 귀에 얼굴을 가져다 대고——

     “니나 쨩. 나를, 다른 무엇보다도 좋아하게 되어줘”

     두근, 하고 심장이 뛰어 오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조금 전까지 아무 감정도 없었던, 친구였던 리아스. 그런데, 그곳에 있다는 것을 의식한다.
     그저 그 뿐인데도 생각이 정리되지 않는다.
     그것이 조금 전의 말의 영향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감정의 폭발을 억누를 수 없다.

     “어, 째서. 그런, 부탁을”

     필사적으로 말을 내뱉는다.
     리아스는 요염하게 웃으며, 니나의 입술을 빼앗았다.

     “~~~~~!?”

     엄청난 일에, 말이 아닌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계속 꿈꿔왔어. 니나 쨩과 이렇게 키스하는 거. 항상 망상했었어”
     “왜 그래, 리아스! 저기, 제정신으로 돌아와 줘, 부탁이야”

     니나의 말은 닿지 않는다. 리아스의 눈동자에, 욕정에 물든 검은 안개가 소용돌이치는 것처럼 보였다.

     “……이것도 개 목걸이의 효과?”

     조금 전의 리아스의 상태는 어떻게 생각해 봐도 이상하다. 마치, 자신의 욕망에 거스르는 것을 포기한 듯한——.

     “혼자서 무슨 생각 해? 나를 봐줘”

     정면을 보도록 얼굴을 강제로 돌려져, 니나는 뺨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그것이 부탁의 영향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이 지근거리에서 바라보아진다면 저항하는 것도 어렵다. 얼굴을 돌려보려고 하지만, “봐줘”라는 부탁을 받고는 끝, 목을 움직이는 것조차 할 수 없다.
     필사적으로 눈을 돌리며, 얼굴에서 시선을 돌린다.
     리아스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조금 볼을 부풀린다.

     “어째서 눈을 돌리는 거야. 제대로 이쪽을 봐줘”
     “부탁이야, 리아스. 평소의 너로 돌아와 줘, 그런—— 읍!?”

     말하는 도중에 입술을 빼앗겨, 또다시 생각이 뿔뿔이 흩어진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응!? 응, 읍, 안”

     리아스의 혀가, 기듯이 입 안을 범해간다. 혀나 잇몸에 그녀의 혀가 얽힐 때마다, 어깨가 움찔거렸다.

     “푸하아. 어때? 기분 좋았어?”
     “우으, 하아, 하아, 하아”

     니나에게는, 더 이상 대답할 기력조차 남아있지 않다. 그대로 주저앉아, 거친 호흡을 이어간다.
     꿀꺽, 하고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하아. 역시 귀여워. 그 인형 같은 용모도, 작은 몸도,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표정도, 전부, 전~부 귀여워”

     중얼거리며, 헛소리하듯이 혼잣말을 이어간다. 그 눈동자는, 욕정으로 반짝거리고 있었다.
     니나는 그 모습을 보고 확신한다. 이건, 절대로 평소의 리아스가 아니다. 무언가가 그녀의 마음을 폭주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원인은 아마도 이것이겠지, 라고 니나는 개 목걸이를 만진다.
     개 목걸이의 효과는 장비한 사람이 「부탁을 절대로 거절할 수 없게 된다」는 것뿐만이 아니라, 예를 들어, 부탁을 하는 쪽의 인간의 욕망을 증폭시키는 힘도 가지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리아스는, 어쩌면 나에게 연심을 품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 마음이 뒤틀리고, 증폭되어진 모습이 지금의 모습이라면…… 원인은 나에게 있다.

     내가 가져온 개 목걸이의 영향으로 이상해져 버린 것이다. 적어도, 교회에 가기 전까지는 책임을 져야하지 않을까?
     무섭다, 하지만 각오를 다진다.

     “리아스, 부탁이야. 얘기를 들어줘”

     요염한 웃음을 띤 리아스의 눈동자를 바라본다.

     “나를 마음대로 해도 되니까, 부탁이야, 제정신으로 돌아와 줘……”

     그 말에, 리아스의 움직임이 멈춘다. 기분 탓인지, 눈동자의 검은 안개가 짙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정말로, 뭐든 해도 돼?”
     “……응”
     “그럼, 니나 쨩”
     “지금 당장 섹스하고 싶어서 참을 수 없는, 음란한 몸이 되어줘”
     “으…… 어?”

     몸이 뜨거워진다.
     조금 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심장이 뛰며, 팬티 속이 습기를 띄어간다.
     자신의 몸을, 누군가에게 만져지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다. 그런 감정이 지배한다.
     니나의 상태를 보고, 리아스는 웃었다.

     “하아아아……. 역시 귀여워…… 인형 같은 얼굴이 새빨갛게 되어선, 섹스하고 싶어서 참을 수 없는 거지? 내가 편하게 해줄게……”

     가까이 다가오는 리아스의 손에, 니나의 시선이 고정 당했다. 그 손이 뺨에 닿는다.
     ——이미, 저항이라는 의지는 남겨져 있지 않았다.
     호흡이 더욱 거칠어졌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어서,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게 된다.
     손이 스르르 아래로 내려간다. 목, 쇄골, 그대로 얇은 잠옷 속에 침입한다. 그리고——.

     “응”

     그 손가락 끝이 민감한 장소에 닿아, 니나는 그만 소리를 내고 말았다.

     “니나 쨩의 가슴, 작지만 부드러워……”
     “자, 작다고 하지, 아우”

     반론의 말도, 가슴을 한 번 쓰다듬어 지는 것만으로 덮어진다. 리아스가 상냥하게 쓰다듬듯이 몇 번이고 가슴을 손가락으로 만질 때마다, 어깨가 떨린다.

     “내, 내 몸, 어째서, 이렇게”
     “후훗…… 조금 만진 것뿐인데, 굉장히 기분 좋아 보여. ……이쪽은 어떠려나?”
     “우아, 그쪽은……”

     비어있던 반대쪽 손을 하반신으로 뻗어, 아래쪽의 잠옷을 벗긴다. 하얀 팬티가 노출되어, 니나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꾸욱.

     “히얏!”

     천의 위로 손가락이 들어와서, 한층 더 높은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손가락이 넣어진 부분에는 젖은 흔적이 확실하게 남아 있었다.

     “벌써 젖어있네?”
     “읏! 아냐, 이건 몸이 멋대로!”
     “헤에. ……그럼 이건 어때?”

     리아스는 팬티에 손을 걸친다. 그리고, 잠옷을 벗긴 것과 같은 요령으로 허벅지까지 벗겼다.
     보여졌다는 부끄러움과, 봐줬다는 기쁨이 뒤섞인다. 이미, 어느 쪽이 자신의 진짜 마음인지조차 알 수 없게 되었다.

     “와아♡ 니나 쨩의 보지 벌써 움찔거리고 있어”
     “읏, 아, 말하지 말아 줘”
     “거기다…… 봐봐, 안쪽까지 젖어있네”

     니나의 보지를 좌우로 벌리자 질내는, 애액으로 끈적끈적 빛나고 있었다. 그 질내에, 리아스는 서서히 손을 뻗었다.

     푸욱.

     “아—————!!!”

     두 개의 손가락이 핑크색의 질내에 침입한다. 니나의 온 몸에 달콤한 전류가 흘렀다.

     “아, 우아, 아…… 부, 부탁이야! 빼줘!”

     두 개의 손가락이 좌우 독특한 리듬으로, 빙글빙글 질내를 휘젓는다. 손가락이 자극을 줄 때마다, 니나는 망가진 장난감처럼 몸을 경련시켰다.

     “앗, 앙! 싫어! 싫어! 히양, 아앙”
     “어머, 니나. 벌써 갈 것 같아?”

     손가락의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리아스가 말을 건다. 니나는 대답할 여유도 없이, 그저 필사적으로 쾌락에서 도망치듯이 몸을 비틀었다.

     “히양!? 아우, 응…… 후아, 아앗!”

     하지만, 어떤 저항에도 입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은 멈추지 않는다. 그뿐 아니라, 몸은 갈수록 절정에 내몰려간다.

     “후훗, 슬슬 한계이려나? 언제 가도 괜찮은데?”
     “시, 시러엇…… 이제, 멈춰줘…… 아앗! 앙, 시럿!”

     손가락의 움직임이 더욱 가속한다. 니나는 이미 한계에 가까워, 손가락이 질내를 한 번 휘저을 때마다 크게 경련한다. 애액을 오줌처럼 내뿜으며, 바닥을 투명한 액체가 더럽혀간다.
     그리고, 거기서 니나의 의식은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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